[스페셜 리포트] DTI 부활에 부담금까지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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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요즘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는 냉기가 돈다. 지난달 나온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 조치 이후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개발 호재도 별로 힘을 쓰지 못한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아파트는 최근 개포택지개발지구 개발계획이 나오면서 거래가 반짝하는 듯했으나 매수세는 금방 사라졌다. 강동구 고덕동 부동산뉴스공인의 정재호 사장은 “DTI 규제 부활 이후 전화문의조차 사라졌다”며 “재건축부담금이 본격적으로 부과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매수세가 더 위축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급매물이 쌓이는 곳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한 달 평균 10~15건이 거래됐으나 이달엔 3건만 성사됐다” 고 말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2008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 시내 151개 재건축 추진단지의 집값은 평균 0.13% 하락했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77개 재건축 추진 단지는 평균 1.66%나 떨어졌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은 낙폭이 두드러졌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5㎡형은 11억9000만원으로 8.41%나 추락했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형은 10억3500만원으로 3년 새 7.71%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가 이렇게 추락한 데는 이유가 있다. 용적률 확대와 안전진단 조건 완화 등 재건축 규제 빗장은 많이 풀렸으나 각종 세금과 부담금 제도 등의 규제는 여전히 살아 있어 투자전망을 어둡게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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