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나라당의 천당' 분당에서 심판론이 나왔다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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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7 재ㆍ보궐선거의 경기도 성남 분당을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한나라당의 천당’으로 불렸던 분당을에서 강재섭 후보가 패한 것은 이른바 분당 우파가 정치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일에 국민그라운드의 심판으로서 레드카드를 내민 것이다. 분당의 심판관들은 현 정부에서 친시장주의를 표방해놓고 시장 뒤에 숨어서 포퓰리즘을 적절히 구사하며 지지도를 관리하는 현정부에 퇴출 명령을 내렸다.

시간대별 투표율을 보면 심판들의 기민한 움직임이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보인다.

이날 분당을 투표율은 49.1%를 기록했다. 역대 재보선 평균 투표율인 30%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분당우파가 출근하기 전인 오전 9시 이전과 퇴근한 오후 6시 이후에 집중됐다. 오전 9시에 10.7%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9.7%에 비해 높았다. 2시간 뒤인 오전 11시엔 20%, 오후 2시엔 30%를 넘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오후 6시엔 40%에 이르렀다. 이후엔 각 투표소마다 넥타이 부대가 재등장했다. 분당우파의 집중 투표로 오후 8시 49.1%를 기록했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만에 1만5002표가 몰린 것이다. 이는 전체 표 중 18.3%에 해당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컨설턴트는 “직장인의 심판의지가 강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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