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밀수입한 광케이블 왜 땅 속에 파묻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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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현대전 수행을 위해 군 내부의 전산망 체계를 보강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북한군은 내부 인트라넷 체계를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으로 바꾸고 있다.

한 군 소식통은 “최근 북 당국이 평양 인민무력부에서 각 군단과 훈련소 지휘부까지 연결된 전산망을 빛섬유(초고속 인터넷)로 교체했다”며 “‘현대전은 전자전’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정보를 빨리, 그리고 많이 보낼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보강 작업을 위해 인터넷 광케이블망을 땅 속으로 파묻었다. 다른 나라가 포설하는 것과 달리 숨겨 놓는 것이다. 또 미국의 정찰 위성에 포착되지 않기 위해 야간에 작업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유사시 공습을 우려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설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케이블 밀수입=북한은 내부 인트라넷 구축을 위한 계획을 군부 산하 무역기관에 전담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양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강성무역회사 등 군 총참모부 산하 무역회사들이 광케이블과 컴퓨터 등 전략물자 밀수입을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를 몰래 들여오는 이유는 유엔 대북 제재조치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9년 방전가공용 흑연을 대북 제재 품목으로 추가 지정했는데 이는 전선 및 광케이블 피복을 제조하는 데에 필요한 물자였다. 방송은 “강성무역회사가 일반 무역회사로 위장해 광물ㆍ수산물을 중국에 팔아 해당 물자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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