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증상 입원 노태우 전 대통령 기관지서 ‘침’ 제거수술 않고 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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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79·사진) 전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나흘 만인 22일 퇴원했다. 노 전 대통령 측 문동희 비서관은 “최근 몇 년 새 아홉 번이나 폐렴 증상을 보인 데 대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번에도 폐 쪽과 신경계통의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폐렴은 ‘노인의 (나쁜) 친구’로 통하는 데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인(死因)이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검진 결과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침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기관지에서 발견됐다”며 “실제 침인지는 수술로 꺼내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물질의 실체가 무엇이고 어떤 경로를 통해 몸 안에 들어갔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침·바늘·닭뼈 등 기관지에 들어온 이물질은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관지의 이물질을 그대로 둘 경우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겨 폐렴이 올 수 있고 기침을 자주 하게 돼 기관지가 막힐 우려가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이물질 제거 수술을 받지 않고 서둘러 퇴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은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단 퇴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림대 성심병원 정기석 교수는 “담당 의료진이 수술의 득실을 따졌을 때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했거나 수술일자를 조정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희귀 신경계 질환인 소뇌 위축증의 여파로 보행이 어려운 상태다. 이번에 신경계 검사를 받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는 “소뇌 위축증(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병과 비슷한 질병인데 파킨슨병보다 치료가 어렵고 환자의 고통이 심하다”고 말했다. 또 2002년에는 전립선암과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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