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View 파워스타일]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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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39)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는 ‘브랜드 키드’다. 글로벌 브랜드가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1980년대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녔다. 나이키 운동화, 죠다쉬 청바지, 소니 워크맨을 동경하며 브랜드에 눈을 떴다. 고교 때 미국으로 유학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전자제품 매장에 가보면 소니, 파나소닉, 미쓰비시는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 브랜드들은 뒤쪽 선반 저 아래쪽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어요. 그 차이가 뭘까 관심을 갖게 됐죠. 그러다 대학생이 되니까 삼성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더니 지금 유학생들은 한국 브랜드는 비싸서 못 사는 브랜드가 돼 있더군요.”

 관심은 직업으로 이어졌다. 대학 졸업 후 리서치 회사에서 브랜드 조사 업무를 하다가 인터브랜드코리아로 옮겼고,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인터브랜드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회사다. 문 대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로 기아자동차와 루이뷔통을 꼽았다. “기아는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케이스죠. 루이뷔통은 일관성과 차별성, 명확한 색깔 등 좋은 브랜드의 요소를 알차게 갖고 있고요.”

 최근 애장품 목록에 추가된 물건도 루이뷔통 아이패드 케이스①.

“그게 갖고 싶어서 아이패드를 샀어요.”

스타일을 위해 남보다 더 신경쓰는 품목이 있다. “남자들이 멋부릴 만한 게 별로 없잖아요. 안경②과 커프스링크③는 남자가 자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유용한 아이템이지요. 사람을 만나면 처음엔 얼굴을 보고 한 30분 지나면 커프스링크가 눈에 띄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눈은 디테일을 찾아가거든요. 커프스링크는 개성 있게 디테일을 뽐낼 수 있는 장치예요.”

 커프스링크는 폴 스미스, ST 듀폰, 루이뷔통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사모았다. 30쌍 정도 갖고 있다. 안경은 만나는 상대에 따라 바꾼다. 사무실 서랍에 10여 개, 집에 20여 개 뒀다. 프라다, 돌체 앤 가바나, 빅터 앤 롤프를 즐겨 쓴다. “대기업 임원을 만날 때는 차분해 보이는 금테가 적당하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전문가들을 만날 때는 뿔테를 골라요.”

 양복은 맞춰 입는다. 상체가 발달한 체형 때문에 기성복이 잘 안 맞기 때문이란다. 주로 에르메네질도제냐 또는 휴고보스에서 맞춘다. 인터뷰 날 입은 감색 양복은 2년 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있는 양복점에서 맞춘 것이다. 지금은 매장이 없어졌다고 한다. 셔츠는 서울 반포에 있는 맞춤 셔츠 전문점인 ‘워싱턴 셔츠’에서 원단과 디자인을 선택해 제작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몽크 스트랩 갈색 구두로 마무리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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