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과학 세계로 뻗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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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은 그간 우물안 개구리 수준이었던 국내 천문우주과학이 세계로 발돋음하는 시기가 도리것 같다.출연연구소.대학 등이 드 어느때보다 야심찬 대형 프로젝트들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새해 벽두부터 본 궤동 오르는 관련 연구사업을 알아본다.

◇ 아리랑 1호 위성 영상 송출

단독주택 한 채까지 식별할 수 있는 아리랑 위성의 첫 영상사진이 2월 초순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백홍열 박사는 "지난해 말 발사한 아리랑 위성에 대한 점검.관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며 이같이 말했다.

아리랑 위성의 시야는 동서방향으로 17㎞, 남북방향으로 8백㎞. 항공우주연구소측은 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는 쉬지 않고 사진자료를 전송받을 계획이다. 한반도 상공은 하루 두차례 지난다.

위성사진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곳은 정부.공공기관만도 60여개. 한반도의 전자지도 제작은 물론 일부 자료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건설.토목분야의 민간업체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불감시.어황(漁況) 탐지.기상연구 등 사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항공우주연구소 최해진 박사는 "위성사진을 빨리 공급해주고 싶지만 1천여개나 되는 점검.관제 항목을 다 체크하려면 일러야 설날께 영상자료를 받을 수 있다" 고 밝혔다.

◇ YSTAR 프로젝트

연세대 천문학과 변용익 교수팀은 매일 밤 1억개 이상의 별을 한꺼번에 관측하는 YSTAR(연세 천문우주탐사계획)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금까지 별 관측은 주로 하늘의 특정구역만을 대상으로 했던 데 비해 이번 프로젝트는 전체를 다 본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변교수는 "자체 개발한 광대역 망원경으로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천배나 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망원경을 포함한 관측시스템을 이달 말 충남 천안시 동면 죽계리의 천문대에 설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일 밤 하늘을 쭉 훑게 되므로 소행성이라든지 새로운 천체 발견이 줄을 이을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 딥 스카이(Deep Sky) 21

한국천문연구원이 국제 수준의 대형연구로는 최초인 셈이라고 자부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이 연구원의 한원용 박사는 "국내의 천문망원경으로는 국제 수준의 관측연구가 어려운 실정이니만큼 세계 톱 클래스 망원경 활용과 개발 사업에 뛰어들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까지는 하와이의 마우나키아의 적외선 망원경 같은 고급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에 국내 학자들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귀중한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3~5년 안에 구경 8~10m의 세계 최대급 망원경 제작 작업에 지분을 갖고 참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상시 교류가 가능, 국내의 젊은 천문학도들에게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익히고 유명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분광측정기

과기원 인공위성연구센터와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 버클리대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 성간(星間) 물질의 진화단계를 알아내 우주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원용 박사는 "원자외선분광측정기를 이용하면 그간 미항공우주국(NASA) 등에서나 공급했던 국제수준의 천체관측자료를 우리 힘으로 얻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버클리대에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으로 개발팀을 파견, 측정기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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