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서 사흘 만에 또 구제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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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경북 영천에서 또 돼지 구제역이 발생했다. 16일 이 지역에서 돼지 6마리가 구제역으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지 사흘 만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추가 신고가 접수된 것은 19일 오후 8시30분쯤. 경북 영천 금호읍의 돼지 농장에서다. 이 농장에서 새끼 돼지 두 마리가 폐사하고 73마리가 발굽에 수포와 상처가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농장은 16일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로부터 2.4㎞ 떨어진 곳에 있다.

 증상을 보이는 돼지들은 모두 태어난 지 40일 정도 된 새끼들이다. 모두 한 번도 백신을 맞은 적이 없다. 어미 돼지가 새끼를 낳기 전에 2차 접종을 끝내 항체가 생기면 새끼들도 항체를 갖고 태어난다는 이론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모체 이양 항체’다. 매뉴얼에 따르면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생후 60일에 백신을 맞으면 된다. 그런데 그 전에 구제역 증상을 보인 것이다.

 매뉴얼대로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잇따라 구제역 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나오는 데 대해 방역 당국은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구제역 백신은 근육 주사로 원래 지방이 적은 목 부위에 놓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 농장주는 주사를 놓기 편한 엉덩이 부분에 많이 놓았다는 것이다. 지방이 많은 엉덩이 부위에선 주사 바늘이 근육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피하 지방에 꽂힐 수 있다. 이럴 경우 백신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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