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에 깔려도 끄떡없는 ‘탱크 노트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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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대 1t의 압력에도 견디는 노트북PC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17일 출시한 ‘삼성 센스 시리즈6’(사진)이다. 개인 판매는 하지 않고 기업 단체 구매만 가능하다.

 이 노트북이 가장 중점을 둔 건 ‘데이터 보호’다. 외부 활동이 많고, 이동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겨냥했다. 예를 들어 차를 잡으려고 뛰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쳐도 노트북에 저장된 데이터가 망가지지 않도록 외곽을 튼튼히 만드는 데 주력했다.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사용해 1t의 압력을 가해도 액정화면(LCD)이 깨지지 않는다. 통상 200~300㎏까지 견딜 수 있게 만드는 일반 노트북에 비해 4배가량 튼튼한 것이다.

 76㎝ 높이에서 제품 5대를 26번씩 떨어뜨려 손상이 전혀 없는지를 살피는 시험도 통과했다. 이는 미국 국방부가 노트북을 납품받을 때 실시하는 충격테스트와 똑같은 것이다. 또 누수 방지 키보드를 써 물과 같은 액체를 쏟아도 노트북 속 핵심기기까지는 스며들지 않게 했다. 밝은 야외에서도 햇빛을 반사하지 않아 눈이 피로하지 않은 ‘무반사 디스플레이’, 부팅에 3초밖에 걸리지 않는 ‘패스트 스타트’ 등도 적용했다.

 이런 제품을 삼성전자가 개인들에게 직접 판매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튼튼함’에 주력하다 보니 디자인이 투박하다. 그래서 디자인보다 정보 보호에 신경을 쓰는 기업 단체 구매용으로 일단 내놨다. 기업용이어서 몇 대를 한꺼번에 사느냐, 어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느냐에 따라 값이 크게 달라진다는 설명.

 10년 전쯤에도 이미 이와 비슷한 개념의 노트북이 나온 적이 있다. LG전자가 2000년 초에 출시한 ‘CEO 노트북’이다. 잠수함이나 비행기 엔진으로 쓰는 티타늄 합금으로 만든 이 노트북의 가격은 1000만원이었다. 보급형 노트북 값(200만원 내외)의 5배로 당시 소형 승용차 한 대 값이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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