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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초점]여야의 치열한 영입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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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총선이 바싹 코 앞으로 다가왔다. 2000년 4월13일이 선거일이므로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마음부터 바쁜 예비후보들은 이미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운명의 대회전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는 필승을 보장해 줄 거물급 새 인물 찾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정당별로 이미 영입했거나 영입하려는 거물급 신인들은 누구이며, 또 그들이 어디서 출마할 것인지 중간점검한다.

지난해 11월25일 서울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는 국민회의가 주도하는 신당인 가칭 ‘새천년 민주신당’의 창당준비위 결성대회가 거창한 모습으로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 참석 인사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치사를 하는 동안 22차례의 박수를 보내는 등 ‘신당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국민회의는 이를 계기로 국민들 사이에 ‘신당바람’이 불어주기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뜨거운 ‘옷로비 정국’에 파묻혀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하자 몹시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이날 행사와 관련해 정치권의 또 다른 주요한 관심 대상은 대회장에 운집한 4천여명의 면면이었다. 그중 축하객을 제외한 창당준비위원 3천4백68명은 일단 양적인 면에서 다른 두 당을 압도할 만했다.

이날 대회를 지켜보는 자민련은 겉으로는 축하한다는 말을 건넷지만 씁스레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공동여당의 일원으로 자민련 역시 신당 못지않게 새 인물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발표할 만한 수준의 영입 성과’가 없는 자신들의 처지와 비교됐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새 인물을 영입하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고 있는 당내 갈등은 김용환 전 수석부총재의 ‘벤처신당 창당’으로 더욱 깊어지는 양상을 보여 모두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반응은 조금 미묘해 보였다. 이날 행사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놓고 “결국 DJ 주변을 맴돌던 사람들 아니냐”면서 “집권 여당의 새 인물 흡인력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애써 깎아내리는 모습이었다. 이렇듯 총선 열기는 각 정당의 새 인물 영입경쟁으로부터 시작된 느낌이다.

◇ 새 인물 영입전쟁 벌이는 3당

각 정당과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움직임이 부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못박혀 있는 총선 날짜인 4월13일까지 석달이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을 영입하기 위한 각 정당의 경쟁은 가히 ‘전쟁’의 수준이다.
9월9일 발표된 38명의 발기인 중 이 준 전 한국통신 사장과 송 자 명지대 총장의 이름을 발견하고 자민련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영입에 공을 들였는데…”하면서 허탈해 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나라당은 당 재정위원이었던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신당 발기인에 참여한 데 이어 공동대표로까지 선임되자 “여권이 손을 뻗치는 데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판단, 바짝 긴장해 있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새 인물 영입작전에서는 당별로 무엇보다 ‘철저한 보안’에 더욱 신경쓰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새 인물 영입에 관한 한 너나 할 것 없이 “모른다”는 것이 공통된 답변이다. 아예 입을 봉해 버렸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새 인물 영입 창구로 알려진 한 간부는

“당에 들어오겠다고 약속한 인사들이 마지막으로 신신당부하는 말이 공식 발표 이전에는 신상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는 말로 명단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한사코 피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새 인물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고 또 그 나름대로 성과를 올린 곳은 지금으로서는 신당추진위 쪽 뿐이다. 기득권자들의 반발이 심한 기존 정당보다 새 인물들이 발을 들여놓을 여지가 아무래도 신당쪽이 넓기 때문이다. 신당추진위는 발기인 38명 중 국민회의 인사 19명을 제외한 19명, 1차 추진위원 25명, 2차 추진위원 30명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74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전체 준비위원 3천4백68명 중 외부에서 영입한 신진인사가 전체의 60% 가까이 되는 2천86명에 달하는 것만 봐도 ‘민주신당’이 여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신당의 준비위원으로 임명됐다 해서 그 자체가 공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어서 정치권의 새로운 영입 인사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이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마다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줬던 이른바 재야 인사들이 ‘민주신당’ 창당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87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재야 인사가 정치 색깔과 상관없이 모두 모인 최대 단체로 꼽히는 민주개혁국민엽합, 국민회의 김근태 부총재가 만들어 이끌었던 국민회의의 외곽조직인 국민정치연구회가 사실상 ‘민주신당’의 인재풀 노릇을 하고 있다. 두 단체를 대표하는 인사가 이창복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대표와 이재정 국민정치연구회이사장으로 둘 다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창복씨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등 재야운동의 흐름을 주도하던 연합단체의 대표를 번갈아가며 15년씩이나 역임한 ‘재야의 최고 어른’이다. 이씨는 고향이자 현재까지 살고 있는 원주갑에서 출마할 뜻을 비치고 있다.

◇ 이번에도 재야가 ‘구원의 손길’

이재정 국민정치연구회 이사장도 일찌감치 신당 참여가 점쳐졌던 대표적인 친 DJ 인사다. 이씨는 지난해 3월 국민정치연구회 이사장을 맡으면서 신당 창당에 관한 논의부터 시작해 현재까지의 추진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개혁적 국민정당’이란 신당의 이념도 사실상 이씨의 작품이다.

신당 창당과 관련한 그의 무거운 역할 때문에 지역구 출마보다 비례대표 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일 지역구로 출마한다면 그의 고향인 충북 진천·음성이 될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 이른바 ‘+α 세력’의 핵심인 위 두 단체 회원 중 현재 신당에 공식 참여하고 있는 인사는 국민정치연구회에서 1차 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유시춘 정책연구실장, 준비위원으로 참여한 장준영 홍보실장, 나상기 홍보실장, 최민화 집행위원, 노영민 충북본부 대표 등이며, 민주개혁국민연합에서는 윤순녀 공동대표가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유씨는 고향은 경북 경주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출마할 것을 검토중이다.

이재정 이사장이 350여명의 회원중 150여명의 참여를 공식 선언했던 국민정치연구회에서는 최규성 사무총장, 조성우 상임이사, 나상기 홍보실장, 장준영 정세분석실장 등이 신당에 영입 대기중이다. 이들은 각기 고향인 전북 김제, 경기도 여주, 전남 나주, 전남 보성에서 출마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당의 또 다른 중심축인 민주개혁시민연합에서도 나병식 상임집행위원장, 도천수 사무총장 등이 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나씨는 고향인 전남 광산구, 도씨는 서울에서 각각 출마를 원하고 있다.

◇ 전·현직 고위관료 대거 영입

위 두 단체 회원과 별도로 이미 신당에 합류한 재야 인사 중에는 윤영규 전 전교조 위원장, 배석범 민노총 지도위원, 권용목 전 민노총 사무총장, 정학균 노동교육원 사무총장, 정영기 한국노총 부위원장, 하원준 전국도시철도노조연맹 부위원장, 유상덕 전 전교조 부위원장 등 노동계 출신들이 눈에 띈다.

87년 삼환기업 초대 노조위원장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든 배씨는 98년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노동계 대표로 제1기 노사정위원을 맡아 대중적 지명도를 높였다. 배씨는 대구가 고향으로 지역구로 출마한다면 고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나 이보다 비례대표 진출설이 더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권용목씨의 신당 합류도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권씨는 익히 알려진 대로 현총련 의장 출신으로 80년대 울산을 중심으로 한 현대그룹 노조운동의 대표격인 인사다. 현재 울산고용안정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권씨는 울산 동구에서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현역인 정몽준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 노사 출신의 한판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신당과 관련한 전·현직 고위 관료들의 움직임도 큰 관심의 대상이다. 1, 2차 추진위원으로 신당에 영입된 전직 장·차관만 5명이다. 안광구 전 통산부 장관, 강덕기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이근식 전 내무부 차관, 최홍건 전 산자부 차관, 정세현 전 통일부 차관이 그들이다. 또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 남동우 전 강원 정무부지사, 김규재 전 안동시장 등이 신당행에 합류했다.

오래 전부터 청주 흥덕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점쳐졌던 안광구씨는 1차 추진위원으로 신당에 영입돼 소문을 사실로 증명했다.

별명이 ‘강도끼’일 만큼 뛰어난 추진력을 인정받는 강덕기씨는 서울 송파설이 나돌고 있다. 강씨가 송파를 지역구로 선택한다면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버티고 있는 송파갑이나 국민회의 의원이 현역인 송파병(김병태 의원)
보다 김성순 송파구청장이 지구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송파을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송파을의 현역은 한나라당의 맹형규 의원이다.

이근식·남동우·김규재씨는 각각 고향쪽에서 출마해 국민회의의 숙원사업인 동진정책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경남 고성, 73년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래 30년이 넘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강원도에서 보낸 남씨는 강원도 춘천, 정통 내무관료 출신으로 현재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인 김씨는 경북 경주가 각각 고향이다.

◇ 현직 장·차관 출마자도 상당수에 달할 듯

상공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 관료로 현재 산업기술대 총장을 맡고 있는 최홍건씨는 경기도 이천에서, 전북 장수가 고향인 정세현씨는 전북 임실·순창에서 각각 출마를 염두에 두고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관료 출신 영입 인사 중 세간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인물이 배선영 전 서기관이다. 배씨는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때 행정고시(16회)
에 최연소로 합격했고, 외무고시까지 합격해 일찍부터 수재로 소문이 났다. 훤칠한 외모까지 갖춘 배씨가 국민회의의 취약지역인 서초나 강남에 출마할 경우 ‘한 번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당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이밖에도 거론되는 전직 관료들은 부지기수로 많은 편이다. 우선 지난 15대 총선 때 충북 청주 상당구에서 신한국당(현재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아슬아슬한 표차로 자민련 구천서 의원에게 낙선했던 홍재형 전 부총리의 영입에 신당이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익히 알려진 이름만 거론하더라도 최동규 전 동자부 장관(충남 공주, 이하 출신지)
, 강운태 전 내무부 장관(전남 화순)
, 이동호 전 내무부 장관(충북 영동)
, 최일홍 전 경남지사(경남 고성)
, 라종일 전 국정원 제1차장(서울)
, 임수복 전 경기지사 대리(서울)
, 김덕배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경기도 고양)
등이 있다. 이중 고향이 아닌 곳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는 광주 남구의 강운태씨, 전북 정읍의 나종일씨, 수원 팔달의 임수복씨 등이다.

현직 장관급에서는 김기재 행자부 장관(경남 하동)
, 김성훈 농림부 장관(전남 목포)
, 이상룡 노동부 장관(강원 홍천)
, 박지원 문광부 장관(전남 진도)
, 진 념 기획예산처 장관(전북 부안)
, 천용택 국정원장(전남 완도)
등의 이름이 출마 예상자로 꼽히고 있다. 또 박병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충남 대전)
,김태홍 광주시 정무부시장(광주)
,이범관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경기 여주)
등도 기회만 주어지면 여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인사들로 꼽힌다.

◇ DJ 품안으로 몰려드는 별들의 행렬

집권 이전 DJ와 군은 서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은 존재였다. DJ가 집권을 새삼 실감하는 대목이 바로 군의 확 달라진 태도다. 그 변화를 실증해 주는 확실한 증거가 바로 신당에 영입된 3성, 4성 장군 출신들의 행렬이다. 가히 ‘별들의 잔치’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미 발기인으로 육·해·공군 출신이 한명씩 나란히 참여했었다. 강민수 전 공군참모차장, 이 준 전 육군 1군 사령관(충북 제천)
, 유삼남 전 해군참모총장(경남 남해)
이 그들이다. 강씨는 3성 장군, 이씨와 유씨는 각각 4성 장군 출신으로 이들의 어깨 위에 달렸던 별만 합쳐도 벌써 11개에 달한다.

1차 추진위원으로 민경배 전 2군사령관(강원 홍천)
, 이재관 전 1군사령관(경기 이천)
등 대장 출신 2명이 가세했다. 또 입당 얼마 전까지 군 서열 1위로 있던 김진호 전 합참의장(서울)
, 편장원 합동참모본부 제1차장(충남 서산)
등 2명의 대장 출신과 중장 출신인 이재달 전 국방개혁연구위원장(경기 파주)
이 또 신당에 들어왔다. 준비위원으로 신당 대열에 합류한 장성 출신들도 이갑진 전 해병대사령관 등 5명에 달한다.

98년 9월 국방개혁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현 정권과 인연을 맺은 이 준씨는 보수적 색채가 짙어 자민련에서도 영입에 공을 들였던 인물이다. 김진호씨와 편장원씨는 대부분 고향에서 출마를 원하고 있으나 비례대표설도 나오고 있다.

그 밖에 대장 출신 오영우 전 1군사령관과 중장 출신 정숭열 전 육군군수사령관은 97년 대선 전에 국민회의에 입당했다. 현재 마사회장을 맡고 있는 오영우씨는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한국도로공사 사장인 정숭열씨는 역시 고향인 순천에서 출마를 염두에 두고 공천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장 출신인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과 김진선 전 2군사령관 등 2명도 신당에 들어가면 각각 고향인 충북 청원과 충북 괴산에서 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다.

◇ 예상보다 저조한 법조계 인사 영입

신당의 법조계 인사 영입 성과는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1차 추진위원으로 법조계에서 ‘대어’로 꼽히는 이원성 전 대검 차장을 영입하는 데 성공해 그나마 위안을 삼는 눈치다.

신당은 또 2차 추진위원으로 법조계에서 4명의 변호사를 영입했다.‘민변’ 활동을 했던 이종걸씨, 서울 고법 판사 출신인 이석형씨와 각각 사시 28회, 35회 출신으로 곧바로 변호사 개업을 한 정성호씨와 최인호씨가 그들이다. 준비위원으로 참여한 국제변호사 하 일(본명 로버트 할리)
씨의 신당 합류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와 사촌간인 이종걸 변호사는 안양 만안구에서 출마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민회의 권노갑고문의 변호를 담당했던 경력이 있는 이석형 변호사는 서울 은평을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연천 출신으로 환경운동연합 경기북부 공동의장인 정성호 변호사는 동두천 민주시민회 고문 변호사를 맡아 이곳에서 터를 닦아왔다.

또 대검 공안부장과 대전,부산고검 부장을 역임했던 최 환 변호사,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수사로 유명한 함승희 변호사도 연말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영동 출신인 최변호사는 최근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된 노근리양민학살사건 대책단 자문위원을 맡아 고향(보은·옥천·영동)
에서 이름 알리기에 적극 나섰으며, 함변호사는 고향(속초·고성·양양·인제)
에 국민회의 송훈석 의원이 버티고 있어 출마지를 수도권으로 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건 전 국정원 제2차장의 출마도 유력시 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장과 법무부 차관을 역임한 쟁쟁한 검사 출신으로 현 김대통령이 후보 시절 법률특보를 역임했던 신 건씨는 출마할 지역구로 전북 부안을 염두에 두고 공천전에 뛰어든 상태다. 386세대 모임인 ‘21세기 프론티어’ 초대 회장 출신인 이양원 변호사도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중인데 출마한다면 지역구는 자신이 줄곧 활동해온 경기도 부천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 재계 인사는 전문경영인이 대다수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재계 출신 인사들 중 거물급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20여명 안팎이다. 그들은 오너보다 전문경영인 출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지태 전 상업은행장, 곽치영 데이콤 사장, 전수신 삼성라이온즈 부사장, 이순목 우방그룹 회장, 이상철 한국통신 프리텔 사장 등이 눈에 띈다. 곽사장은 서울 용산이나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전부사장은 야구단 연고지인 경기도 수원에서 각각 출마할 것을 고려중이다.

신당의 2차 영입인사로 참여한 이순목 회장은 연고지인 대구 중심으로 기업활동을 해와 국민회의의 동진정책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 발기인인 강병중 부산상공회의 소장이나 김규재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등도 해당 지역의 원로 기업인으로서 이회장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며 신당이 영입한 인물들이다.
준비위원 중에서는 박성상 대우증권 고문, 김정문 알로에 사장 등이 눈에 띈다.

이밖에 최수병 한전 사장과 김택기 동부화재 상임고문의 이름이 각각 광주 남구와 강원도 태백·정선에서 출마 예상자로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언론계 인사들로는 방송인 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득렬·강성구 전 MBC 사장, 최동호 전 KBS부사장, 박용호 전 KBS아나운서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비교적 지명도가 높은 편이어서 대부분 지역구 출마를 원하고 있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의 하나로 꼽힌다.

현재 관광공사 사장인 이씨는 서울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이씨 본인은 출마 지역구로 성동갑을 희망하고 있으나 신당에서는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의 박성범 의원에 맞설 적임자로 보고 중구 출마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동호 전 부사장과 박용호 아나운서는 둘다 연고지인 인천에서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들 말고도 나형수 KBS 해설위원, 이계진 아나운서, 전용학 SBS 앵커의 이름도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각기 고향에서 출마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나씨는 전남 나주, 이씨는 강원도 원주, 전씨는 충남 아산이 각각 고향이다. 신문사 출신으로는 김창수 전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이 대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신당 대열에 합류했으며, 김삼웅 대한매일 현 주필의 이름도 고향인 전남 완도에서 꾸준히 흘러 나오고 있다.

◇ 대학총장 출신 유난히 많아

다가오는 16대 총선에서는 대학 총장 출신들도 줄줄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신당에는 송 자 명지대 총장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데 이어 김민하 전 중앙대 총장, 천성순 대전산업대 총장, 김정행 용인대 총장이 1차 영입인사로 그 뒤를 따랐다. 또 준비위원으로 이상철 한국체대 총장,김세열 한남대 총장이 합류함으로서 전·현직 총장만 6명에 달한다. 송 자 총장과 김민하 전 총장, 천성순 총장의 경우는 지역구 출마보다 비례대표 배려설이 당 주변에서 나돌고 있다.

김정행 용인대 총장은 학계 대표라기보다 체육계 대표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유도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아시아경기대회 선수단장 등의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김총장은 이런 활발한 대외활동을 기반으로 지역구 출마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출마 예상 지역구는 고향인 경북 포항보다 자신이 몸담은 대학이 자리잡고 있는 경기도 용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신당에 참여한 학계 출신 인사로는 황수관 전 연세대 의대 교수, 이태교 한성대 대학원장, 김경애(여)
동덕여대 교수, 오세화(여)
한국화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송화섭(여)
대구대 대학원장 등이다. 그중 ‘신바람 건강학’으로 널리 알려진 황수관 전 교수는 98년 10월 제2건국추진위원으로 현 정부와 인연을 맺은 뒤 1차 영입 인사로 신당에 합류했다.

미 노스 캐롤라이나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국민회의 이인제 고문 특보를 맡고 있는 박경산 상지대 교수도 신당의 용산 공천을 기대하며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나섰다. 박교수는 15대 때 서울 서대문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들만으로 선거운동을 치렀으면서도 12%의 득표율을 기록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역시 신당의 1차 영입 인물이었던 나사렛대 이일세 교수는 학계 대표 이전에 장애인 배려 차원에서 1차로 신당에 영입된 경우다.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더 유명한 이교수는 지역구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 신당’의 준비위원 중 여성이 680여명으로 30%를 넘을 정도로 이번 각당의 영입 작업에서는 여성에 대해 전에 없는 애정공세를 펴고 있다. 그동안 다른 어떤 분야보다 정치에서 소외돼 왔던 여성계에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이나 지역구에 도전하려는 여성이 적어 들러리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신당에 참여한 여성계 인사로는 잘 알려진 대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이름이 우뚝한 편이다. 발기인 공동대표로 신당에 발을 들여놓은 장회장은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에 선임됨으로써 그 위상을 더 확고히 했다.

장회장 외에도 여성계 대표로 이미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로는 한명숙 여성민우회장, 최영희 여성단체협의회장, 윤원호 여성유권자연맹 부산지회장, 김영주 전국금융노조연맹 부위원장, 박금자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표, 김미형 국제 변호사, 하태리 동양도자기 대표 등이 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론되는 방송인 정미홍씨, 여성운동가 오(한)
숙희씨, 여성민우회장 이경숙씨 등이 신당 주변에서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중 지역구에 출마할 인사들은 앞서 언급했던 유시춘 국민정치연구회 정책실장 외에는 아직 부각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또 곧 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김정희 부산여의사회 회장은 부산 연제구에서 출마를 결심하고 공천장만 주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때 각 당에서 영입 경쟁을 벌였던 ‘젊은 피’중에서 현재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은 그리 많지 않다. 80년대 초반 학생운동계를 주름잡았던 전 전대협 의장 출신들로는 이인영·오영식·임종석씨 등이 있다. 비슷한 경력의 소유자로는 우상호 전 연세대 총학생회장 정도가 추가된다. 이인영씨는 동대문을, 오영식씨는 은평을, 임종석씨는 성동을, 우상호씨는 서대문갑에서 출마할 생각으로 공천 도전에 나섰다.

82학년도 학력고사 전국 수석에 제34회 사법시험 수석 합격의 기록을 남겼던 원희룡 변호사는 고향인 제주에서 출마할 것을 공언한 상태다. 그러나 모두 욕심을 내고 있는 여야 사이에서 어느 정당을 선택해야 유리할지 현재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또 85년 미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의 주역인 함운경씨는 지난 15대 때 무소속으로 서울 관악구에 출마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지역구를 군산으로 바꿔 다시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2년여 전부터 일찌감치 군산에 내려가 살면서 표밭갈이를 해왔으며 신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참여해 신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 청와대 출신 출마자 10여명 안팎

여권에서 당을 빼놓고 총선 출마 예정 인사들이 청와대만큼 많이 포진해 있는 곳도 드물 것이다. 이곳에 적을 두고 있는 인사들이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대부분 마음 한 구석에 총선 출마의 뜻을 담아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욕심이 있다고 해서 자신의 의지대로 출마하고, 출마하기 싫다고 해서 마음대로 출마를 거부할 수 없는 곳이 또한 청와대다. 어떤 방향으로든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해야 출마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이다.

청와대 인사 중에서 현재까지 출마가 확실한 숫자는 10여명 안팎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물러나면서 곧바로 신당 창당준비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중권 전 실장은 신당의 동진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익히 알려진 대로 고향인 경북 울진 또는 TK 본거지인 대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김정길 전 정무수석도 한때 경기도 분당 출마설이 있었지만 같은 이유로 예전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산 영도쪽으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서울 출마설이 있었던 이강래 전 정무수석은 고향인 남원으로 방향을 선회해 보다 쉬운 길을 택하리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과연 누가 출마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중에서는 대략 김득회 제1부속실장, 임삼진 민정제2비서관실 국장, 박금옥 총무비서관, 이상환 정무제2비서관, 장성민 국정상황실장 정도가 꼽힌다. 김득회 부속실장과 임삼진 국장은 최근 사표를 내고 사실상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김부속실장은 출마 지역구로 전북 전주 완산구를, 임국장은 서울 강서갑 또는 구로을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환 비서관은 서울 동대문, 장성만 상황실장은 서울 마포을이 출마 지역구로 유력하며 서울 출신인 박금옥 비서관은 비례대표로 배려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 외곽에서는 배기운 한국보훈복지공단 사장, 황주홍 아태재단 사무부총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86년 동교동 정책비서로 DJ와 첫 인연을 맺은 뒤 국민회의 기획조정실 부실장 등 당직을 두루 역임했던 배사장은 공천장이 주어지면 고향 나주에서 출마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 미주리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황주홍 부총장은 한때 광주 남구 출마를 검토하다 방향을 선회해 고향인 전남 강진과 완도에 사무실을 차리고 ‘희망의 정치21 포럼’을 운영하면서 표밭갈이에 나섰다.

그외에 문화체육계 인사 중 출마예상자로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씨와 인기 영화배우이자 방송 진행자인 문성근씨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몬주익의 영웅’ 황씨는 1차 영입자로 신당에 합류해 현재 문화체육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역구에 출마하기보다 비례대표 배려설이 더 강하게 나돌고 있다. 문씨는 아직 신당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으나 오랜 DJ지지자인데다 본인의 의욕 또한 강한 편이어서 결국 신당에 참여하고 출마도 할 것으로 주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 당내 혼란으로 자민련은 영입 지지부진

질의 문제는 제쳐두고 어쨌든 국민회의가 추진하는 신당에는 양적으로 새로운 인물들이 넘쳐나는 편이다. 이에 비해 공동 여당인 자민련의 새 인물 영입 실적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자민련 간부들은 김현욱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물밑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어서 뚜껑을 열면 적지않이 놀랄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당원들조차 곧이 곧대로 믿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치 분석가들은 자민련의 새 인물 영입이 이렇게 부진한 데는 내각제 개헌 유보로 당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곧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묶어두었던 충청권 유권자들의 민심이 크게 흔들리면서 심각한 당 내분으로 이어져 적잖은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민회의와의 합당 문제는 당을 뿌리째 뒤흔드는 일이어서 새로운 인물들이 선뜻 자민련의 문을 두들기려 하지 않아 찾는 발길이 한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자민련 간판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인물들은 1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중에서 이미 자민련에 입당한 유명인사로는 G남성클리닉원장 박경식씨와 개그맨 김형곤씨가 있다.

박씨는 YS 차남 김현철씨의 국정 농단과 관련 국회 청문회를 통해 일약 전국적 지명도를 얻은 인물이다. 99년 6월3일 치러진 송파갑 재선거에 출마할 뜻을 비치기도 했던 박씨는 지난해 7월29일 자민련에 입당했으며 서울 마포을에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열심히 뛰고 있다. 98년 6월 자민련에 입당한 김형곤씨는 99년 9월 김종필 명예총재 특별보좌역을 맡으면서 총선 출마를 선언해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자민련의 공천을 받으면 반드시 출마한다는 뜻을 비치고 있지만 지역구는 현재 성동갑과 을 중 어디를 선택할지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고위 관료 중에서는 정해주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이 자민련 예비 후보 중에서는 1순위로 거론된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 정실장이 고향에서 출마할지 아니면 수도권을 선택할지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 99년 5월까지 국무총리 공보실장을 역임했던 오효진씨도 자민련 간판으로 출마가 확실한 인사 중 한 명이다. 오씨는 95년부터 자신의 고향인 충북 청원에서 2년반 가까이 자민련 지구당 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어 출마 지역구는 그곳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각규 전 부총리의 자민련 복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95년 7월 자민련 후보로 초대 민선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 자민련을 탈당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나 98년 6월 도지사 임기를 마치면서 다시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높은 지명도와 고향 강릉에서의 지지기반이 탄탄해서인지 자민련 후보로 다시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현지에서는 파다하다.

민선 도지사에 연거푸 당선된 심대평 충남지사의 출마 소문도 대전에서는 자자한 편이다. 대전 중구를 출마 지역구로 선택할 것이란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등장하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가타부타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대전 중구에서 김칠환 의원에게 공천 도전장을 내민 사시 32회 출신의 송유영 변호사도 상대적으로 새로운 인물에 속한다.

자민련 공천을 노리고 있는 인물 중 여상환 전 포철 부사장의 이름도 비교적 자주 거론되는 편이다. 처음에는 국민회의 공천을 염두에 두고 뛰었으나 박태준 자민련 총재와 친분이 두터워 경우에 따라서는 자민련 간판으로 뛸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나라당 ‘1차 명단 작성 끝냈다’

한나라당은 99년 12월10일 ‘16대 총선기획단’을 발족시켜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사무총장 직속으로 설치된 이 기획단은 이회창 총재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을 단장으로, 정태윤 부위원장을 부단장으로 임명하고 총선기획, 홍보전략 수립, 공약 개발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한나라당은 이토록 총선 준비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지만 정작 새로운 인물 영입 작업에 대해서는 철저한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하순봉 사무총장은 새 인물 영입작업에 대해 “1차적인 명단 작성은 끝났고 현재 이를 선별하는 2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들이 깜짝 놀랄 만한 인물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 당이 영입 의사를 밝히는 즉시 지난번 ‘고승덕 변호사 사건’처럼 여당의 방해공작이 들어오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영입인사 대상 명단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다물었다. 다만 그 숫자에 대해 ‘기십명은 된다’고만 밝혔다.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되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이회창 총재 측근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영입할만한 인사들의 추정은 가능한다. 1차적으로 총재 특보군에서는 고흥길 섭외담당 특보, 유경현 운영담당 특보, 이흥주 행정담당 특보가 출마 예상자로 꼽히고 있다. 이중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고흥길 특보는 일찌감치 성남 분당구에서의 출마를 결심하고 7선 의원으로 터줏대감격인 오세응 의원에게 공천 도전장을 낸 상태다.

전직 관료 중에는 이회창 총재의 총리 그리고 감사원장 시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편이다. 이들은 이총재가 이끌고 있는 마포 포럼과 이총재 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이총재와 지근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입당 가능성과 함께 공천 가능성 또한 높은 인사들이다.

황영하 전 총무처 장관, 김두희 전 법무부 장관, 송태호 전 문체부 장관,김태수 전 농수산부 차관, 이충길 전 보훈처 차장, 유광언 전 정무 1차관, 주경식 전 보건복지부 차관, 황길수 전 법제처장 등이 그들이다.

김영삼 정권 마지막 내각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던 최 광씨나 전두환 정권 때 상공부 장관을 역임했던 금진호씨는 이총재와 같은 내각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모두 영입에 욕심을 낼 만한 인물들이다.

특히 최 광 전 장관은 일찌감치 부산 사하갑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을 따내는 데 진력하고 있다. 부산 중·동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YS와 이총재 사이의 감정의 앙금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나라당 공천을 통해 출마할 것으로 현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 심재륜 변호사 영입 여부 최대 관심

비슷한 시기에 물러난 최병국1 변호사와 심재륜 변호사는 16대 출마 예상자로 같이 거론되고 있지만 입장은 완연히 다른 편이다. 최변호사는 일찍부터 출마를 결심하고 고향인 울산에서 진작에 적극적인 표밭갈이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심변호사를 영입하면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시켜 국민회의의 ‘잘나가는 젊은 의원’인 김민석 의원과 맞대결 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중이어서 적극적인 영입 교섭에 나선 한나라당이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이들 못지않게 총선을 기다리고 있지만 발목이 잡혀 출마할 수 없는 거물들도 적지않다. 선거법 위반으로 그야말로 금쪽같은 배지를 뗄 수 밖에 없었던 이명박·홍준표·최욱철·이기문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또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 폭로’ 주인공으로서 15대 총선 낙선자중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큰 안타까움을 샀던 박계동 전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현철씨, 청구 비리에 연루돼 대구교도소 복역중인 홍인길 전 의원의 피선거권 회복 여부도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이들 모두 사면 또는 복권만 되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16대 총선 전 마지막 사면·복권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연말의 이른바 ‘뉴 밀레니엄 사면· 복권’에 이들의 눈과 귀가 쏠릴 것은 당연하다. 사면 복권은 전적으로 통치자의 권한이다. 김대통령이 사면· 복권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하느냐에 따라 16대 총선에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석진 기자<grayoon@joongang.co.kr>
월간중앙(http://win.joongang.co.kr) 제 290호 2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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