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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역할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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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조용기 원로목사(左), 김성혜 한세대 총장(右)

조용기(75)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가족의 ‘교회 사유화 논란’에 대해 해당 교회(담임목사 이영훈) 당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7일 교회 내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를 열고 조 원로목사 가족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용기 원로목사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회장직을 맡고,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선교만 맡도록 하는 내용을 인준했다. 또 장남인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은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관련 기관 중 하나만 선택하고, 차남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국민일보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이날 임시 당회에는 548명의 장로가 참석했다. 479명이 이 안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66명, 기권 3명이었다.

 ◆장남과 차남의 세력 갈등=조용기 목사가 은퇴하고 원로로 물러나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내 세력 다툼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교회가 창간한 국민일보 운영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지난해 장남 측과 차남 측이 심한 갈등을 빚었다. 장남 조희준씨를 지지하는 김성혜 총장 측과 차남 조민제씨를 지지하는 노승숙(전 국민일보 회장) 장로 측이 충돌을 빚었다.

 결국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갈등은 장남과 차남, 차남을 기준으로 처가와 본가의 갈등 양상을 띠며 전개됐다. 김성혜 총장의 동생들까지 가세했고, 결국 노 장로는 국민일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사태가 커지자 조용기 원로목사가 나서 “내가 직접 하겠다”며 국민일보 회장직을 맡았다. 양측의 갈등을 봉합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잠자는 시한폭탄이었다. 김성혜 총장은 지난해 10월 순복음선교회 이사, 올해 2월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예목사에 취임하며 교회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 13일에는 국민일보 노조와 교인들이 김 총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회가 목소리 내기 시작=원로목사 가족의 ‘교회 사유화’에 대한 갈등과 논란이 커지자 결국 그동안 관망해오던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가 움직였다. 조용기 원로목사의 뒤를 이어 당회장 목사를 맡은 이영훈 담임목사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당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장로 60여 명은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족에 대해 더 강한 조치를 취하길 바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로목사는 이영훈 당회장 목사를 통해 “모든 걸 내려놓고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직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어떤 면에선 섭섭함의 표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당회에선 “원로목사께서 좀 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백성호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現]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겸임)

1936년

[現] 한세대학교 총장

194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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