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걸어온 역사, 그 뒤안길의 이미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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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호 07면

휴버트 보스의 ‘서울풍경’(1899), 캔버스에 유채, 3169㎝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길목을 내쳐 뛰어 달리며 우리는 그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고, 대신 또 얼마나 많은 것을 이뤄냈던가. 삼성미술관 리움이 2011년 개관 첫 전시로 역사에 눈을 돌린 것은 그만큼 격동의 20세기가 우리 사회와 우리 시각 예술에 남긴 흔적이 강렬해서다. 이는 또한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 잊혀지고 또 잊으려 한 ‘사회적 기억 상실증’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전 3월 17일~6월 5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문의 02-2014-6900

이번 전시는 1부 ‘근대의 표상(1876~1945)’과 2부 ‘낯선 희망(1945~2011)’으로 구성됐다.
개화기 조선을 잔잔하게 기록한 휴버트 보스의 ‘서울풍경’(1899)과 박생광의 ‘명성황후’(1983)부터 시작해 일본 메이지 시대의 조선 관련 우키요에 6점, 식민시절의 애잔함을 보여주는 이인성의 ‘경주의 산곡에서’(1934)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혼란과 분열, 산업화와 민주화, 양극화와 다문화로 확산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다큐멘터리와 사진자료 등 총 80여 점이 준비돼 있다. 일반 7000원.

서도호의 유니폼/들:자화상/들:나의39년인생(2006), 섬유유리 합성수지, 스테인리스 스틸, 옷걸이 바퀴 개인소장, 169*56*254 © 서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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