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달린다] 다운뉴스 닷 컴 유석호 사장

중앙일보

입력

"손정의 사장님 보십시오. 제가 오프라인(off-line)시장을 책임지겠습니다. "

'인터넷의 황제' 로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방크 사장이 내한했던 지난해 12월 21일. 한 젊은이가 신문 전면광고로 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손사장이 인터넷 시장(on-line)을 거머쥔다면 이 젊은이는 인터넷과 소비자를 연결한 실물시장을 휩쓸겠다는 다짐이었다.

타운뉴스 닷 컴(http://www.townews.com)사의 유석호(柳晳淏.33)사장.
그는 한 차례의 사업실패를 꿋꿋히 이겨내고 인터넷 지역정보 서비스업체의 기린아로 등장한 파이오니어다.

수원대 재학시절 전공(유전공학)보다는 테니스에 미처 살았던 柳씨는 짬짬이 특허를 내는 발명가이기도 했다.
결국 테니스에 대한 애정과 발명가 기질로 '웨이브 라켓' 을 개발, '웨이브 X' 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라켓에 굴곡을 넣어 엘보(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현상)를 방지할 수 있는 웨이브 라켓을 개발, 라이벌 회사들을 단숨에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柳씨도 IMF 파고를 넘진 못했다.
당장 먹고 살 일이 급한 사람들에게 라켓은 사치품에 불과했던 것. 그러나 이 와중에도 柳사장은 미래 사업을 바라보는 안목을 터득했다.

"인류가 망하지 않는 한 절대 망할 수 없는 회사를 차리겠다고 결심했는데 그 해답은 휴먼 네트워크를 이용한 인터넷이더군요. "
柳사장은 미국으로 달려가 스포츠용품 총판업자에게 웨이브라켓의 로열티를 넘기는 대신 사업자금 20억원을 지원 받았다.

柳씨는 이 돈을 토대로 지난해 6월 회사를 차린후 12월에는 액면가 5백원짜리 주식을 공모, 총 6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 1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타운뉴스의 핵심은 '우리 동네에선 어느 식당이 맛있을까. 어디로 가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해 주는데 있다.

전국의 추천할만할 가게와 상점을 '동네 토박이' 가 발로 뛰며 선정, 홈페이지에 올리면 소비자는 이곳을 방문, 필요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집을 클릭하면 그집의 위치와 메뉴, 가격, 특징까지 모든 정보가 쏟아진다.
특이한 점은 어떤 단어를 쳐 넣어도 관련된 상점이 뜬다는 것. '두통' 이라는 단어를 치면 인근의 약국, 의원, 한의원이 동시에 나타난다.

이를 위해 柳씨가 지난 한해 동안 전국적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알음알음 알려진 이 홈페이지에는 현재 하루 1천명 가까운 사람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4월 총선을 대비해 '우리 동네 후보는 이런 사람' 이라는 정보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최근 선거 홈페이지(http://www.i-vote.com)를 개설한 柳씨는 "올해 안에 일본과 중국 시장에도 타운뉴스로 진출할 계획" 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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