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틈탄 해킹사고 급증, 전산망 보안 비상

중앙일보

입력

새 천년의 변환기를 맞아 전세계 해커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기업이나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전산망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한국정보보호센터의 `Y2K(컴퓨터2000년 인식오류) 관련 바이러스, 해킹 비상 대응상황실''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해킹사고는 지난해 158건보다 3배 이상인 579건으로 늘어나는 등 해커들의 전상망 불법침투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올들어 한달평균 30여건이던 해킹사고가 11월과 12월 들어서는 각각 1백여건의 해킹사고가 발생, 해커들이 Y2K의 혼란을 틈타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해킹수법도 날로 고도화돼 불특정 다수의 전산시스템을 겨냥, 스스로 전산망에 침투한 뒤 시스템을 정지시키거나 데이터를 파괴하는 해킹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해킹사고가 빈발해지고 있다.

지난 8월 `트리누''(Trinoo) 라는 해킹프로그램은 국내 Y모대학에 침투, 이 대학의 전산망을 완전 마비시키는 등 큰 피해를 준데 이어 최근에도 2개 기관의 전산망에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상대응상황실은 밝혔다.

당시 트리누는 이 대학을 최종 목표로 하지 않고 단순히 중간 경유지로 활용했을 뿐이었는데도 침투한 순간 대량의 데이터를 발생시켜 대학전체 전산망을 마비시킬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였다.

또 지난 22일에는 해킹과 바이러스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밀레니엄웜''이 등장, 국내 477개 기관의 전산시스템을 공격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달중순에는 한 해커가 2개 기관의 서버를 해킹, 각각 1천500만원 상당의 국제전화를 사용하는 피해를 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최근 등장한 `Ping''라는 해킹툴은 무작위로 해킹대상 컴퓨터를 선정한 뒤 해킹을 통해 침투, 쓰레기데이터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정지시키는 등 피해를 주고 있다.

비상대응상황실의 임채호팀장은 "최근 등장한 고도화된 해킹툴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해커들이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해킹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학등의 전산담당자들은 전산망 보안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임팀장은 "현재 비상대응상황실에서는 연도 전환시기에 해킹을 당하지 않도록 보안점검서비스인 `K-COPS''(KISA Computer Online Protection Service) 를 제공하고 있고 해킹시도를 탐지하는 프로그램인 RTSD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면서 "전산담당자들은 상황실 홈페이지(http://www.kisa.or.kr/k-cops/index.html)를 통해 K-cops서비스를 이용, 수시로 해킹을 점검하고, RTSD프로그램을 내려받아 해킹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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