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워런버핏 1억3천만불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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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투자가 워런 버핏(69.사진)이 한꺼번에 1억3천만달러(약 1천4백7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해 화제다.

3백6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2천2백만달러만을 기부, '인색하다'는 혹평을 받아왔던 버핏으로선 파격적인 행동이다.

버핏이 27일(현지시간) 자선단체 4곳에 기증한 투자회사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식 2천5백주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1억3천3백50만달러에 달한다.

버핏은 지난 65년 버크셔 헤더웨이를 65년 인수한 뒤 코카콜라.질레트 등 핵심 블루칩에 투자, 연평균 24.7%라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려 '증권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려웠다.

하지만 수억달러씩 기부하는 빌 게이츠에 비해 자선단체 기부액이 너무 적어 항상 구설수에 올랐었다.

버핏은 "왜 그렇게 돈을 찔끔찔끔 기부하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다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버핏의 1억3천만달러 기부는 사회환원에 대한 그의 지론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첫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버핏은 그동안 사후에 재산의 98%를 사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자녀에게 주겠다고 말해왔다. 자선단체운영은 사위 앨런 그린버그(42)가 맡고 있다.

앞으로 버핏이 "많은 돈을 남기고 가는 죽음은 치욕" 이라고 말했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처럼 자선사업가로서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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