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한솥밥 먹던 감독의 대결, 선배가 먼저 1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KT의 조성민이 4일 3점슛을 성공시킨 뒤 승리를 확신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전창진(48) KT 감독과 강동희(45) 동부 감독이 벌인 선후배 대결에서 전 감독이 첫 승을 챙겨갔다.

 KT는 4일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동부를 73-68로 꺾었다. 역대 28차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78.6%(22차례)다.

 전 감독과 강 감독은 2005년부터 4년간 동부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다. 전 감독이 2009년 5월 KT로 둥지를 옮기면서 코치였던 강 감독이 동부 지휘봉을 잡았다.

 둘은 형·동생이나 다름없는 사이다. 전 감독은 2년 전 팀을 옮길 때 “(강)동희가 동부를 맡으면 미련 없이 떠나겠다”고 할 정도로 강 감독에게 애정을 쏟았다. KT와 동부가 4강에서 만나자 두 감독의 인연에 관심이 쏠렸다.

 경기 전까지 농구 전문가들은 동부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 등 트리플 포스트가 버틴 동부가 높이에서 KT를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창진 감독이 동부의 견고한 수비를 뚫어버렸다. 그는 철통 같은 동부 지역방어의 틈을 찾아내 집요하게 그 약점을 파고들었다. 전창진 감독의 지시를 가장 잘 따른 선수는 조성민이었다.

 조성민은 찰스 로드·송영진과 2대2 공격으로 수비를 따돌린 뒤 연거푸 득점했다. 동부의 벽이 아무리 견고해도 스크린을 이용해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조성민에겐 작은 틈을 주고 말았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조성민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19점을 터뜨렸다. 2점슛 8개 중 6개, 3점슛 3개 중 2개가 림을 가를 정도로 그의 슛 감은 절정이었다. 조성민은 리바운드도 5개, 어시스트 3개를 곁들였다. KT는 63-59로 앞선 종료 2분49초 전 조성민의 레이업 슛으로 6점 차로 달아나면서 1차전을 매조지했다. KT의 찰스 로드는 동부의 높이를 뚫고 24점을 쏟아부었다.

 동부는 ‘삼각편대’의 두 축인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경기 도중 각각 발목과 무릎을 다쳐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무뎌졌다. 김주성은 10점·5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전창진 감독은 “지난 시즌 4강에서 떨어진 쓰라림이 있어 승리가 절실하다. 부산에서 2승 하겠다”고 말했다. 두 팀의 2차전은 6일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김우철 기자

◆프로농구 4강 PO 전적(4일)

▶부산

KT(1승) 73-68 동부(1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