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에 22%P까지 밀리던 손학규, 출마 선언 후 박빙의 접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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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호 04면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맞붙게 되면서 한나라당의 텃밭인 성남 분당을이 4·27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분당을 선거구 여론조사 추이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분당구는 한나라당엔 ‘천당’으로, 민주당엔 ‘사지(死地)’로 분류됐다. 1996년 15대 총선 때 선거구로 처음 신설돼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16대부터 18대(2008년)까지는 고흥길(성남 분당갑) 의원과 임태희(성남 분당을) 대통령실장이 내리 3선을 했다. 2010년 지방선거 결과도 비슷했다.

그래서 손 대표가 출마를 머뭇거릴 때만 해도 ‘당선 가능성이 낮아서’라는 추측이 나왔다. ‘정당과 무관하게 지지할 수 있는 (손 대표 같은) 매력적 인물이 출마하지 않으면’ 성남시장 선거 때의 양당 득표율, 즉 ‘한나라당 51% 대 민주당 45%’ 구도가 바뀌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렇다면 손 대표 출마 선언은 여론조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난달 11~12일 여론조사에선 손 대표가 강 전 대표와의 가상 대결에서 8%포인트 앞섰다. 반면 지난달 12~13일 조사에선 강 전 대표가 22%포인트 차이로 이긴다고 나왔다. 그랬던 게 손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엔 말 그대로 박빙으로 변했다. 지난달 30일 조사에서 강 전 대표 44.3%, 손 대표 42.7%로 오차범위 내의 접전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한국리서치의 1일 조사에서도 33.6%(강재섭) 대 34.6%(손학규)로 숨 막히는 접전 양상이었다.

분명한 것은 손 대표 출마로 인해 한나라당의 전통적 우세 구도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한나라당이 불리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물가 불안, 공천 잡음 등으로 바닥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역대 재·보선이 정권심판론 성격을 띠었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서울대 강원택(정치학) 교수는 “응답 유보층이나 ‘모름·무응답’층이 투표에 참가한다면 민주당을 찍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관건은 젊은 층의 투표율이다. 선거 결과를 말해 줄 투표 의향층을 뜯어보면 고연령층의 지지도가 높은 강 전 대표가 우세하다. 성남 분당을은 30∼40대 유권자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지만 “과거 선거 때 한 번도 빠짐없이 투표했다”거나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50대와 60대 이상 유권자에 비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결국 성남 분당을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한나라당에 불리한 악재들을 이겨 내고 강 전 대표가 전통적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시킬 수 있을까, 투표 참가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가 젊은 층 유권자를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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