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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명령 한 시간 내 지구상 어디든 정밀 타격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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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호 28면

B-52 폭격기에 장착된 초음속 순항 미사일 시험기 X-51. 마하 7로 비행한다. [미 공군 제공]

상상 장면=가까운 미래인 202*년 이란이 국제 안보의 핵심 현안이 됐다. 핵무기와 탄도탄을 개발 배치, 핵 공격 능력을 완비했다. 그런 가운데 이란 내 한 미사일기지가 이슬람 과격단체에 점령됐다. 이스라엘을 핵 공격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이스라엘이 나서면 중동 전체에 극렬한 갈등이 퍼진다. 기지를 파괴시켜야 했다. 미국 대통령은 즉각 공격을 명령했다. 미 공군 신속타격합동본부인 JFCC-GS 담당 업무다.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대기 중이던 우주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 우주공간으로 올라간 전투기는 1만㎞를 비행한 뒤 정확히 미사일기지를 정밀공격, 테러그룹을 궤멸시켰다. 발진 명령 40분 뒤였다. 우주전투기는 공중 급유를 받은 뒤 복귀했다.

첨단 무기의 세계 美 글로벌신속타격(PGS) 체제

‘글로벌신속타격(PGS)’ 체제를 적용한 전투 장면이다. PGS는 미국이 야심 차게 준비하는 미래 공격 시스템이다. 대통령 명령만 떨어지면 한 시간 내 정밀-유도-재래식 고폭탄으로 지구상 어디라도 공격한다. 미·영 안보정보위원회의 2006년 7월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은 2020년까지 PGS 시스템을 갖춘다.

이 개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인 2001년 미 국방부의 핵 태세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고 2006년 4분기 국방 리뷰에서 정리됐다. 예산이 5억 달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2010 핵 태세 보고서에서 PGS가 미국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였다. PGS의 핵심 개념은 ‘신속성’이다. 이동하는 테러 지도부, 이동 중인 대량살상무기 등 긴급대응이 요구되는 표적이 주목표다.

핵무기는 ‘적국’이 핵 공격을 할 경우 몇 분 내에 긴급보복 핵 공격하는 상호확증파괴(MAD)라는 개념을 통해 상호균형을 이뤄 왔다.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그런 무기다. 그러나 통상 전력은 느리다. ‘핵무기로 보이는 미사일’의 기습 발사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한다. 정밀무기를 탑재한 항공기나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함정이 가까이 가야 공격한다. 적의 방공망에 걸릴 수 있다. 재래식 무기엔 불가능한 임무다. ICBM이나 SLBM으로 공격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핵탄두가 확인되기 전’에 선제 핵 공격이란 문제가 있다.

그래서 ‘핵 공격이 의심스러울 때 동원할 수 있는 초고성능 재래식 무기’로 PGS가 등장한 것이다. PGS 능력은 북한 핵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일본에 ‘확장된 억제력’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북핵 공포 때문에 한·일이 핵무장으로 나아가는 것도 저지한다. 대규모 전력 동원에 대한 미국 내 반대여론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국방과학위원회는 2009년 3월 PGS 적용 대상을 다섯 범위로 나눴다. ▶우주 공격 능력으로 미국 위성 파괴에 나서는 경쟁국 저지 ▶테러 조직이 중립국가에 갖다 놓은 핵물질 파괴 ▶중립국 교외에 은닉된 소형 대량살상무기 파괴 ▶중립국의 공개 장소에 모인 테러 지도부 공격 ▶미국의 동맹국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불량 국가다. PGS는 냉전 이후 신흥 위협에 대한 종합대응 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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