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5년 내리 신한, 신한, 신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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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신한은행 하은주(34번)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두 손을 모으며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뉴시스]


신한은행이 다섯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3차전에서 KDB생명에 67-55로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겨울리그 이후 다섯 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이다. 이는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절대 강자’로 불리는 신한은행이지만 이번 우승은 힘겨웠다. 주 득점원 정선민(37)이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빠졌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3차전 모두 역전승이었다. 신한은행은 이날도 2쿼터에 리드를 빼앗긴 후 KDB생명에 계속 끌려다니다 3쿼터 후반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눈물을 보이면서 “참 힘들게 한 우승”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저력은 여자농구 최장신 센터 하은주(28·2m2㎝)에게서 나왔다. 신한은행은 2007년 ‘우승 보증수표’ 하은주를 영입한 뒤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우승했다. 하은주는 이날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19점을 올렸고, 챔프전 평균 23.3점을 기록했다. 그는 기자단 투표에서 53표 중 35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하은주는 남동생인 하승진(26·KCC·2m21㎝)과 ‘농구 남매’로 유명하다. 서로 뛰는 무대는 다르지만 둘은 자주 비교 대상에 오르곤 한다. 전 여자농구 대표 유영주씨는 “순수 농구 기술로만 볼 때 하은주가 하승진보다 낫다”고 말했다. 박건연 SBS ESPN 해설위원은 “일단 하은주의 자유투 성공률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남녀 농구 정규리그에서 하승진은 55.4%, 하은주는 71.7%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센터에게 자유투는 중요하다. 리그 최장신 센터를 막으려면 상대가 파울을 저지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KDB생명 센터 홍현희는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물러났고, 신정자는 3쿼터 후반 네 번째 파울을 저질렀다. 하은주는 파울로 얻은 8개의 자유투 중 7개를 성공시켰다. 박 위원은 “골 밑에서 상대 수비를 피해 유연하게 발을 빼고, 위치를 잡아서 슛을 하는 기술도 하은주가 낫다. 이 때문에 하은주가 슛을 더 쉽게 넣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하은주는 전주원(39)과 최윤아(26)라는 노련한 도우미와 함께 뛴다. 또 여자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기 때문에 하은주의 위력이 더 크다. 하승진의 소속팀 KCC는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어 남매가 동반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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