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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 구단주 김택진 “야구서 용기 얻어 회사 키웠다, 가슴 두근거리는 야구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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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31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제9구단 엔씨소프트의 창단 승인식. 김택진(44·사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창원야구장을 찾았다. 그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공 세 개를 던졌다. 공을 받은 박동수 엔씨소프트 스카우트 팀장은 “총알 같은 직구가 미트에 정확히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왜 프로야구 구단주가 되고 싶었을까’라는 의문에 답을 했다. 점퍼 차림으로 단상에 선 김 대표는 “프로야구 아홉 번째 구단주 김택진”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 그가 가장 감명 깊게 본 만화는 일본 가지와라 이키의 『거인의 별』이었다. 은퇴한 야구선수가 어린 아들에게 강훈련을 시켜 대투수로 키운다는 내용의 스포츠 만화다. 김 대표는 “주인공이 온몸에 스프링 장치를 하고 근력을 키우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기구를 제작할 수는 없었지만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팔다리에 차고 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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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시절에는 동네 야구 투수로 뛰었다. 야구책을 뒤져가며 커브를 익혔다. 김 대표는 “작은 체구라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커브 하나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살아 MBC 청룡(현 LG 트윈스)의 팬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우상은 롯데의 최동원 선수였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한 기억을 아직 갖고 있다”며 “내 마음속에 ‘영웅의 상’을 그려준 선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외환위기 등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야구에서 나오는 스토리로 용기를 얻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보며 다시 야구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며 “내가 야구로 용기를 얻었듯 사회적 약자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줄 수 있는 구단, 사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구단, 야구 자체가 목적인 구단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르면 2013년 1군 리그에 참여할 계획이다.

창원=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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