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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울고 한파에 얼고 … 실물 경기 위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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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실물 경기가 매서운 겨울을 만났다. 2월 생산과 소비 둘 다 전월보다 줄었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2월 산업활동동향’의 지표다.

 정부는 ‘한시적인 위축’이라고 풀이한다. 명절 연휴와 노사 분규로 조업이 차질을 빚은 탓이란 것이다. 구제역·한파로 소비도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위축이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중동 소요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 국제유가 상승 등 악재가 꼬리를 물어 3월 실물 경기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월 광공업 생산은 1월보다 2.3% 줄었다. 4개월 만의 하락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월에 9.1% 증가했으나 1월보다는 4.3%포인트 꺾였다. 자동차와 의복 생산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각각 1월보다 9.4%, 22.2%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는 조업 일수가 적었던 것이 타격이었다. 의류 업계는 날씨가 풀리지 않아 2월에 봄 신상품 출시를 거의 못했다. 서비스업은 구제역과 한파에 울었다.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줄이며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소비도 얼어붙었다. 1월보다 소매 판매가 6.1% 줄었다. 대표적으로 구제역 때문에 고기를 덜 먹었다. 올해는 설이 2월 3일에 들어 명절 특수가 1월에 몰린 탓도 있다. 재고도 쌓이고 있다. 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는 데 비해 출하 증가량은 1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재의 경기 국면을 드러내는 동행종합지수와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모두 나란히 하락했다. 동행지수는 100.6으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선행지수는 전년 동월비는 2.4%로 1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설비 투자는 1월보다 8.4%, 건설 투자는 8.5% 줄었다. 건설 수주도 2.6% 감소했다.

 정부는 생산·소비의 위축 요인이 모두 일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경기가 안정적인 회복 국면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경기 예측엔 신중한 모습이었다. 일본 대지진과 중동 사태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그만큼 높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이승한 서기관은 “대외적 충격이 나타나면 보통 일시적으로 지표가 출렁이기 마련”이라면서도 “이런 충격이 연이어 나오면 전체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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