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별볼일없다’의 띄어쓰기

“그녀는 자신의 별볼일없었던 젊은 시절을 모두 ‘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여 그럴듯하게 각색한다.” “그 친구 별볼일없는 사람이야.”

　이렇게 붙여 쓴 ‘별볼일없다’는 사전에 없다. 한 단어가 아니란 얘기다. ‘별(別)’은 ‘보통과 다르게 두드러지거나 특별한’의 뜻을 지닌 관형사다. 따라서 그 뒤의 말과 띄어 쓰는 게 옳다. “그녀와 나는 별 사이가 아니다”처럼 쓰인다.

　‘볼일’을 보자. ‘볼일’은 ‘해야 할 일’ 즉 ‘용무’의 뜻을 지니고 있다. “볼일 다 봤으면 돌아가거라” “급한 볼일이 생겨서 먼저 나가겠습니다”처럼 사용된다. 그래서 ‘별볼일없다’를 ‘별 볼일 없다’로 적으면 ‘특별한 용무가 없다’는 뜻이 될 텐데 예문의 뜻과 어울리지 않는다.

　띄어 쓴 ‘볼 일’에선 동사 ‘보다’(←‘볼’)의 뜻이 중요하겠지만 그 뜻을 특정하지 않아도 된다. ‘별 볼 일 없다’는 관용구이며 관용구는 단어들의 의미만으론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 볼 일 없다’로 쓰면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엔 ‘대단하지 않고 하찮다’는 의미의 ‘별 볼 일 없다’가 관용구로 올라 있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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