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자 생산력, 중국 앞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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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한국 섬유 업체의 기술력, 북한 개성공단의 저렴한 노동력, 여기에 드넓은 중국 내수 시장…. 승산은 충분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패션업체 신원의 박성철(71·사진) 회장은 베이징에서 28일 개막한 ‘국제 의류 및 액세서리 박람회(CHIC 2011)’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해 한국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6년 전부터 개성공단에 입주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그가 고용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는 1250명이다. 그는 한국의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 중국의 시장을 결합하는 모델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세 박자를 활용해 올해부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원은 14년 전에 중국에 처음 진출했지만 한국 제품 인지도가 낮은 시절인 데다 외환위기까지 겹쳐 고배를 마셨다. 50개였던 매장은 10개로 줄었다. 칭다오(靑島)에 생산 공장 한 곳만을 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사업이 축소됐다.

위기 이후 기업을 재정비한 박 회장은 지난해 항저우(杭州)를 시작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2013년까지 중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여는 게 목표다.

 중국 시장에 재차 도전하는 박 회장이 믿는 것은 개성공단이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의 생산력은 중국 노동자를 앞선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의 초봉이 6년 전 50달러에서 지금은 57달러로 인상됐다고 한다. 그래도 평균 임금은 90달러 정도. 중국 노동자 평균(약 250달러)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숙련도는 중국을 앞지른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대졸자가 24%나 되고 이직률이 사실상 제로여서 숙련도가 아주 높다. 이 때문에 불량률도 제로에 가깝고 원자재 손실률은 한국 노동자보다 낮다.”

 박 회장은 그러나 노동력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개성공단 제1 공장도 가동률이 100% 미치지 못하는 데다 제2 공장은 완공하고도 놀리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장세정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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