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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4·27 재보선 0 : 3 위기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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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4·27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남 김해을 지역에 출마하는 각 당 예비후보들의 홍보물이 선거사무실 앞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뿐 아니라 ‘발등의 불’인 4·27 재·보궐선거전에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당내에선 강원도·김해을 등 세 곳에서 모두 패배하는 ‘0 대 3’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27일 “손학규 대표가 선거에 나오면 세 지역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애초에 재·보선의 판을 키우지 말고 조용히 치렀어야 하는데, 총리 벨트(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 공천) 등을 언급하다가 전국 선거로 만들어 버렸다”는 게 홍 최고위원의 지적이다.

 본래 성남 분당을은 한나라당 후보에겐 절대 유리한 지역으로 꼽혀 오던 곳이다.

 그러나 여권 주류가 공들였던 정운찬 전 총리 카드는 초과이익공유제 논란과 신정아 파동에 휩싸이면서 소멸 직전이다. 현재로선 공천 신청자 중 가장 여론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강재섭 전 대표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당 안에서조차 나온다.

 만약 성남 분당을을 잃는다면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전체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물론 강 전 대표 측은 지난달 12~13일 실시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 결과(강재섭 55.1%, 손학규 32.8%)를 제시하며 “손 대표가 나오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 조사에선 손 대표 48.6%, 강 전 대표 40.6%로 손 대표가 약 8%포인트 정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이번 재·보선은 내년 총선·대선으로 향하는 길에서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 줄 첫 무대”라며 “특히 성남 분당을에서도 민심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일단 손 대표가 성남 분당을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영입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적임자가 나오지 않으면 출마를 결단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선(先)영입 후(後)출마’란 얘기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 ‘천당 아래 분당’이란 말이 나올 정도인 이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영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손 대표가 직접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강원도의 상황도 좋지 않다. 한나라당 자체 조사에선 엄기영 전 MBC 사장이 민주당 후보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지만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 대한 동정론까지 맞물리면서 밑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경남 김해을에서도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내세워 ‘인물론’으로 승부하려 하지만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유시민 대표의 국민참여당이 ‘친노세력’ 간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바람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백일현·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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