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킬러’ 모레노오캄포 “카다피 기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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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이 공습을 시작한 지 6일째인 24일(현지시간) 리비아의 벵가지와 아즈다비야를 잇는 도로 변에서 시민군들이 정부군의 포격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있다. [벵가지 로이터=뉴시스]

국제형사재판소(ICC) 루이스 모레노오캄포(58·사진) 수석검사가 자국민을 학살한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 단죄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모레노오캄포는 “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인륜 범죄에 대한 조사에 이미 착수했다”며 “카다피를 비롯한 정권 핵심 인사들이 100% 기소돼 국제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현재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에서 카다피 측 보안군이 민간인에게 무차별적으로 발포한 6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누가 발포를 했고, 발포명령이 어떻게 내려졌는지에 대해 상세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활동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 중인 모레노오캄포 검사는 조사 과정을 5월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하고 5월 말까지 1차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그는 “1차 조사는 지난 2월 12~26일에 카다피 정권이 민주화 시위를 벌인 비무장 민간인들에 대한 학살에 중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또 “6월 시작되는 2차 조사에서는 내전 과정에서 발생한 카다피 측의 반인륜적인 범죄가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주로 리비아를 탈출한 사람들을 만나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 협조한 사람들에 대한 보복을 막기 위해 리비아에 가족을 남겨두지 않은 사람들의 증언이 주로 수집되고 있다. ICC는 이미 카다피 정권의 만행과 관련된 사진·비디오·증언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가 모두 끝나면 그 결과는 ICC에 보고되며, ICC는 카다피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체포영장이 발부될 경우 경찰력이 없는 ICC 대신 유엔 안보리가 나서 카다피 체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모레노오캄포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003년부터 ICC에서 일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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