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작년과 똑같은 6강, 똑같은 대진, 그리고 … 똑같은 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또 만났다. KCC와 삼성, 동부와 LG가 2년 연속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두 시즌 연속으로 6강 대진이 똑같은 건 프로농구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동부와 LG의 원주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이번 시즌 6강은 ‘재회 시리즈’다.

 ◆수비 김주성 vs 공격 문태영=동부와 LG의 대결은 방패와 창의 대결이다. 수비력과 높이를 두루 갖춘 김주성(동부)과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문태영(LG)이 맞선다. 지난 시즌 6강에서는 동부가 3연승으로 간단하게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도 동부가 4승2패로 앞섰다. 비결은 김주성과 윤호영을 앞세운 수비였다. 동부는 정규리그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LG를 평균 65.3점으로 틀어막았다.

 김주성은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우승은 해 본 사람이 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주성은 그동안 챔피언결정전에서 세 차례 우승해 봤지만 문태영은 우승 경험이 없다. 강을준 LG 감독은 “동부 강동희 감독이 문태영을 잡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을 것이다. 그 틈을 노려 조상현 등 슈터들이 키플레이어 노릇을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정통 하승진 vs 변칙 이승준=KCC와 삼성은 네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맞대결이다. 2007~2008 시즌 4강(삼성 승), 2008~2009 시즌 챔프전(KCC 승), 2009~2010 시즌 6강(KCC 승)에 이어 이번에 또 만났다. 정규리그 맞대결은 3승3패로 팽팽하다.

 승부처는 2m21㎝의 리그 최장신 하승진(KCC)과 외곽슛에도 능한 빅맨 이승준(삼성)의 맞대결이다. 하승진은 골 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하지만 골대에서 한 발짝 이상 떨어지면 득점력이 줄어드는 게 약점이다. 이승준은 포스트에서 다소 약한 반면 이번 시즌 한 경기에서 3점슛 8개를 터뜨렸을 정도로 외곽슛을 잘 던진다.

 하승진은 “지난 시즌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뛰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한때 정규리그 우승까지 바라보다가 6위로 끝내 아쉽다. 이번 플레이오프 사자성어는 절치부심(切齒腐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