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기자의 와글와글트위터 '옆집 아저씨' 박용만 (주)두산회장, 아내의 애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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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주)두산회장 [박용만 트위터]

박용만 (주)두산 회장(@Solarplant)은 명함상으론 높으신 회장님일지 몰라도 트위터 상에선 편안한 '옆집 아저씨'로 통합니다.

평소에도 신입사원들과 술자리를 즐기고 업무 중 간간히 메신저로 직원들과 소통할 만큼 젊고 개방적인 이미지로 인기가 높다고 하지요. 요즘은 동일본 대지진 후 현지 채용 직원들의 대피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인기가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1955년생, 올해 57세. 나이로 봐선 '올드'한 느낌이 팍팍 나서 과연 트위터를 할 줄이나 알까 싶겠지만 이미 10만 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터 스타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격의 없이 대중들과 소통하는 감각은 10대들 못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다녀온 그는 호텔방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간간히 자신의 일상을 트위터에 공개했습니다. 박 회장은 라스베이거스를 가장 싫어하는 도시로 꼽는다네요. "호텔 어딜 가나 마찬가지고 심지어 공항까지도 '짤짤'거리는 도박기계 소리에 뒤덮인 도박분위기가 역한 멀미를 불러온다 ㅠㅠ"는군요.

출장 중 홀로 호텔방에서 잠을 청하며 조금 외로웠나 봅니다. "잦은 출장이 고단한 건 괜찮은데 호텔 방에서 혼자 천정과 벽을 친구 삼는 건 좀 싫다. 집에 전화해도 길어야 10분이니 아침까지 여섯 시간 오십 분 남는다. 잠들 때까지 누가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두런두런 얘기해주면 좋겠다 싶은 밤이다"라고 적었네요.

박용만 회장이 직접 만든 파스타 [박용만 트위터]

가족들과의 소소한 일상도 종종 공개합니다. 최근엔 파스타를 직접 만들었다네요. 마늘을 얇게 썰고 올리브 기름에 다진 양파, 할라피뇨를 넣고 볶은 소스에 명란으로 맛을 냈다니 요리 솜씨도 괜찮은가 봅니다. 인증샷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아내를 부를 때의 호칭입니다. 아내를 '뷘마마'라고 부릅니다. '부인마마'의 줄임말 인데 그만큼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나 봅니다. 최근 아내가 장난스레 면박을 줬다는 일화를 적었는데 말투만 보면 50대 회장님이 아니라 엄마에게 혼나는 개구쟁이 소년 같군요. "친척이 스위티 자몽이란 걸 몇 개 사다 줬다. 두 손으로 한참 신나게 까먹는데 뷘마마가 '여보 살찌더니 왜 먹는 것도 그렇게 게걸스럽고 더럽게 먹어?' ㅠㅠ 거울 보니 온 주댕이(?) 둘레에 자몽 부스러기 천지다. 그래도 맛있는걸 어쩝니까?"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는데 밤 늦게 까지 '놀고(?)'와서 잠이 안온다는 글도 있네요. 산타나 공연을 관람했다는 박회장은 "내가 고등학교때 듣던 음악을 오늘서야 라이브로 듣다니…암튼 공연 보며 방방 흔들었으니 초저녁에 바로 '떡실신'했어야 했는데 아직도 꿈나라에 들지 못했다 아침 6:30에 나가야는뎅 ㅠㅠ."

'트친(트위터 친구)'들 멘션엔 종종 장난스럽게 응수합니다. 트친 중 한 명이 순하고 덩치 큰 개를 키우고 싶다고 했더니 "그런 개는 냄새랑 '덩'이 장난 아냐"라고 말리고 있네요.

체중 조절에 신경을 쓴다는 그는 자신의 불룩한 뱃살을 보며 '임신 8개월'이라고 스스로 진단했습니다.

최근 팔로워 수가 10만이 넘어가자 격의 없이 일상을 털어놓는 게 부담인 듯 합니다. "갑자기 겁이 더럭 납니다. '0'이 하나 더 보태지니 숫자의 무게가 다르네요. 보태거나 꾸미지 않고 지금처럼 '생긴 그대로의' 제 트윗으로 잘 지켜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트윗친구 여러분."

김진희 기자 jin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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