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군력 절반 상실” … 카다피여단 지휘관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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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마시모 파니치 대령이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의 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토는 전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리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 이행을 위해 해상 봉쇄에 나설 것에 합의했다. [브뤼셀 AP=연합뉴스]


연합군이 22일(현지시간) 밤 리비아에 대한 4차 공습에 나서 수도 트리폴리가 또다시 화염에 휩싸였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트리폴리 시내 곳곳에서 잇따라 큰 폭발음이 들렸으며 카다피군의 대공포가 10여 분간 연합군 전투기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고 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21일 연합군의 3차 공습으로 인해 카다피여단의 주요 지휘관 중 한 명인 후세인 엘와르파리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트리폴리항의 카다피군 무기고가 공격을 받아 로켓탄 등 수백만 달러 상당의 군수품이 피해를 보았다고 전했다.

 연합군 관계자는 “1~3차 공습으로 인해 리비아 공군력의 절반이 상실됐다”고 밝혔다.

 리비아 상공에서 연합군의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상에서는 시민군과 카다피군 간의 일진일퇴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23일 로이터 통신은 “카다피군이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 동부 도시인 벵가지 외곽에서 철수했지만 동서지역의 관문인 아즈다비야에 진지를 구축하고 시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군은 또 리비아 서부의 미스라타와 튀니지 접경 도시인 진탄을 공격해 시민군 수십 명이 숨졌다. 외신들은 “카다피군이 시민군 거점인 동부의 벵가지에서 물러나는 대신 서부지역에서의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군 정부 역할을 해온 국가위원회가 23일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무함마드 지브릴을 총리로 선임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지브릴은 리비아 국가계획위원회 대표와 국가경제개발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개혁주의자 다.

 한편 남미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리비아 작전을 위한 새로운 지휘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일 내에 이 작업이 끝날 것”이라며 “미국이 작전지휘권을 이양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나토가 리비아 작전을 지휘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한 아랍 국가인 터키는 그동안 서방의 리비아 군사공격에 반대 입장을 취해 왔지만 무기수출금지를 위한 나토의 리비아 해상봉쇄 작전에는 군함 5척과 잠수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23일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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