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신안 앞바다서 건진 중국 청자 … 그 오묘한 푸른색 보시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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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운학무늬접시, 1323년경, 높이 3㎝. 접시 바닥에 노태첩화 기법의 구름과 학이 장식됐다.

1970년대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도자기를 잔뜩 싣고 있는 침몰선이 발견됐다. 이름하여 신안 해저유물. 배에 실린 2만여 점의 중국 도자 중 약 1만4000점이 용천청자였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용천(龍泉) 도요지에서 생산된 이들 청자는 원·명 시대에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으로 수출돼 중국 청자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광주박물관 등에 나뉘어 있던 신안 해저 용천청자 90점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아시아관 테마전 ‘차와 향, 그리고 혼을 담다-신안 용천청자’를 22일부터 6월 19일까지 연다. 박물관 아시아부 김영미 학예연구사는 “신안해저에서 발견된 용천청자는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컬렉션”이라고 말했다.

 사치스럽다 싶을 정도의 고급스런 접시·대접 등의 생활용기가 전시실의 맨 앞을 차지한다. 용천청자 중 접시만 1만여 점, 대접이 2000여 점을 차지할 만큼 음식 그릇의 비중이 높았음을 보여준다. 용천 청자도 시대별로 그 빛깔이 다 다르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남송 시기 후반에 생산된 분청(粉靑)이다. 중국인들이 생각한 분청은 분홍(粉紅)과 비견되는 불투명한 하늘색이었다. 유약을 여러 번 입혀 흰색이 섞인 듯한 푸른색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의 청자에선 발견하기 어려운 장식 기법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노태첩화(露胎貼花)다. 청자의 기형을 먼저 만들고, 틀에 문양을 따로 찍어 붙이되, 문양에는 유약을 입히지 않고 흙의 빛깔이 그대로 드러나게 구운 것이다. 미공개작 20여 점이 포함됐고, 명품도 여럿 나왔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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