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중소기업과 머리 맞대고 개발한 제품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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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TV홈쇼핑인 GS샵에 ‘스트롬’이라는 프라이팬 3종 세트가 등장했다. 가격은 12만5000원. 그때까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인데도 값은 세계 유명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8만~9만원)보다 30% 가량 비쌌다. 그럼에도 이 제품은 1시간 만에 3000여 세트가 팔렸다.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에 20대 신세대 요리사를 홈쇼핑 판매 요원으로 배치한 전략이 적중한 것.

GS건설이 매년 두 차례씩 열고 있는 ‘자이 CEO 포럼’ 광경. GS건설 임원과 협력사 대표들이 모이는 자리다. GS그룹 계열사들은 이렇게 정기적으로 협력사와 의사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브랜드인 ‘스트롬’은 ‘흐름’을 뜻하는 스웨덴 말이다. 음식물이 바닥에 달라붙지 않고, 프라이팬이 움직이는 데 따라 물 흐르듯 움직인다는 뜻에서 붙였다. 하지만 이 제품은 유럽산이 아니었다. 국내 업체인 ‘남선’이 만들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GS샵과 남선이 함께 만들었다. 기획부터 함께했다. 디자인은 GS샵이 외부에 의뢰했고, 제조는 남선이 했으며, 마케팅은 다시 GS샵이 맡았다. 스트롬은 해외박람회에서 선을 보인 뒤 지금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홈쇼핑을 통해 팔리고 있다.

스트롬은 GS그룹의 동반성장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협력 중기와 함께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게 바로 GS그룹의 동반성장·상생협력 기본 전략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평소 “대기업이라 해도 혼자의 힘만으로는 점점 다양해지고 수준이 높아지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협력사와 믿음직스러운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GS샵뿐 아니라 GS리테일도 ‘조인트 비즈니스 플랜(JBP·joint business plan)’이란 것을 만들어 같은 방식으로 협력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JPB를 통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머리를 맞대고 이는 것이다. 현재 48개 업체와 JBP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JBP의 결과물을 통해서만 3200억원 매출을 올렸다.

GS건설도 그룹 전략에 맞춰 ‘통합공사관리시스템’이란 것을 운용하고 있다. 공사와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협력회사의 작업관리를 통합해 생산성을 더 높이고, 과실은 나눠 갖는 시스템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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