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사회봉사로 단련된 인재 육성 매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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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 간 이어온 ‘최초’의 정신을 주춧돌 삼아 새로운 100년은 ‘최고’의 기독교 명문대학으로 비상할 것입니다.”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에 위치한 서울신학대가 13일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유석성(60·사진) 총장은 “민족의 고난과 함께 한 지난 100년을 바탕으로 지성과 덕성·영성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신학대학 중 처음으로 100주년을 맞은 이 학교는 안팎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8일에는 학생·교수·교직원 모두가 참가한 장기 기증식을 가졌다. 유 총장은 “학생들에게 ‘실천하지 않은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앞장섰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여는 ‘명사 초청 인문학 강좌’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11일 첫 강좌에는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이 ‘인문학과 창조적 상상력’을 주제로 강연했다. 동문·학생 및 전국 성결교회의 도움을 받아 최첨단 정보화 도서관·영성센터 등이 들어서는 100주년 기념관 건립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유 총장은 “오늘 100년이 있기까지 우리 사회와 교회·동문들에 진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뜻에서 이들 행사들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학대는 1911년 3월 13일 서울 무교동의 전도관에서 경성성서학원으로 출발했다. 1921년에는 서울 아현동에 당시로서는 서울의 최고층 빌딩인 5층짜리 쌍둥이 교사를 신축해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일제 강점기의 막바지인 1943년에는 재림 신앙이 일본의 국체에 위배된다 하여 폐교됐다. 당시 동문인 박봉진·김하석 목사는 재림신앙을 지키고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순교하기도 했다. 1950년 한국전쟁 중에는 학교를 지키려 피란하지 않았던 이건 교장과 교수들이 납북됐다.

 1974년 부천으로 옮겨 오면서 신학과 중심에서 사회복지학과·보육학과·중국어과 등을 증설하는 등 대학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전 세계 신학교육기관들과 교류하며 대학 국제화에 나섰다.

 유석성 총장은 “100년 전에는 서양 선교회의 도움으로 배움의 꿈을 키웠지만 이제는 중국·아프리카·동남아 등에서 온 학생들에게 이를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100년 전 신학과 10명으로 문을 열였던 서울신학대는 현재 9개 학과 5개 대학원에 4000명이 재학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유 총장은 인문학과 사회봉사를 전인교육의 요체로 강조하고 있다. 신학자지만 동양철학을 깊이 공부한 그는 “우주와 자연을 탐구하는 것이 천문(天文)이라면 사람이 살아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인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신학대 학생들은 학부에서는 7학기, 대학원에서는 4학기의 인문학 강좌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만 한다.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명사 초청 인문학 강좌는 초청연사들이 쟁쟁해 지역 주민들에도 인기다.

 1997년 설치된 서울신학대 사회봉사단은 재난 현장마다 출동한다. 재학생 모두가 매년 ‘사회봉사실천’ 과목을 수강한 뒤 복지시설 등에서 27시간 이상의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유 총장은 이 대학 신학과와 한신대 대학원을 나와 독일 튀빙엔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5년 독일 나치에 의해 처형된 신학자 본회퍼 연구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글·사진=정기환 기자

서울신학대학교는

- 1911년 3월 경성성서학원으로 개교

- 1940년 5월 경성신학교로 개칭

- 1959년 2월 서울신학대로 인가

- 1974년 9월 경기도 부천시로 이전

- 캠퍼스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2동

- 교육이념 : 진리와 성결

- 9개 학과 5개 대학원 재학생 4000여 명

- 100년간 1만5000여 목회자 및 기독교 지도자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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