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영세 ‘사회적 기업’ 밀어줘야 홀로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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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박재환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교수

최근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중요한 이유는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공익을 추구하면서 기부금 등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영리활동을 수행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사회적 기업은 ‘일하는 복지’를 추구함으로써 막대한 국가재정 부담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기업 참여자들로 하여금 일을 통해 삶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은 양립할 수 없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례도 많다. 미국 영화배우 폴 뉴먼이 설립한 기업으로 친환경 샐러드드레싱을 생산하면서 세후이익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뉴먼스오운’이 좋은 사례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 수백 개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 영세해 경쟁력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학계, 언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과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을 갖춘 우수 인재들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원) 교육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사회적 기업가의 양성이야말로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둘째, 사회적 기업에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 중에는 큰돈을 벌기보다는 사회활동을 통해 삶의 활력을 유지하고 조금이나마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이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거나 사회적 기업에 취업하도록 유도한다면 은퇴자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회적 기업 성격에 따라 인증조건을 완화해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예컨대 자활처럼 공공적 성격이 강한 특정 복지 분야의 경우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계속적인 지원과 육성이 전제돼야 한다.

박재환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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