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휴~ 신동빈 회장 당일 ‘실종 30분’… 연락 끊겨 초비상 걸렸다 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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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1일 오후 3시. 서울 소공동 롯데빌딩 26층 그룹 비서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업무차 일본 출장길에 오른 신동빈(56·사진) 회장과 연락이 갑자기 끊긴 탓이다.

사상 최악의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덮쳤다는 보도를 접한 비서들은 일제히 신 회장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일본 롯데그룹과도 비상연락을 취했으나 유·무선 전화 모두 불통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직원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신 회장은 10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일본 롯데그룹의 부회장 겸 프로야구 지바 머린스의 구단주를 맡고 있다. 평소에도 한 달에 열흘가량 일본에 머물며 업무를 챙긴다. 신 회장의 부인과 자녀(1남2녀)들도 일본에 있다.

비상 상황은 30분 뒤인 오후 3시30분쯤 종료됐다. 신 회장은 당시 한국 롯데그룹 측과의 통화에서 “지진이 나서 놀라긴 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 회장은 도쿄의 일본 롯데그룹 본사 주변에 머물고 있었다.

신 회장뿐 아니라 일본 내 롯데그룹 주요 사업장들도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신 회장은 당초 계획했던 일정들을 모두 소화하고 이번 주 중 귀국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지난달 10일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래 이렇게 긴장한 적은 처음”이라며 “별다른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했지만,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홀수 달엔 한국, 짝수 달엔 일본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해온 신격호(89) 총괄회장은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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