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의 전립선 이야기] 전립선염, 음주·흡연 잦은 사무직·운전직에 많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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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왜 전립선염에 걸린 겁니까?”

 전립선염 치료를 위해 본원을 찾는 많은 환자가 이 같은 질문을 한다. 전립선염에 걸린 이유를 몰라 답답해 하거나 잘못된 성관계 때문에 걸렸다고 여기는 분도 많다.

 실제 전립선염의 원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소변이 전립선 조직 내로 역류해 소변에 들어 있는 세균이 전립선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그러나 실제 소변 내에 세균이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대부분 화학적 반응에 의한 염증으로 보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전립선염은 과도한 음주·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그리고 무절제한 식생활로 비위 기능이 약화돼 습(濕)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나는 비허생습(脾虛生濕)이다. 즉 정신적 스트레스나 차고 나쁜 기운이 간맥(肝脈)에 울체해 기혈응체(氣血凝滯)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후천적으로 신(腎) 기능이 허(虛)한 것에 원인을 둔다. 따라서 전립선염이 불건전한 성생활에 의해 발병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잘못된 생활습관은 전립선염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첫째는 온종일 앉아 생활하는 습관이다. 컴퓨터 사용이나 운전 등으로 한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전립선 부위에 압박과 긴장감이 커진다. 골반 근육이 긴장하고, 음부신경이 눌려 뼈나 인대·근육을 압박한다. 이 부위에 신경장애가 생겨 전립선염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속적으로 소변까지 참으면 소변이 전립선으로 역류해 전립선염이 생기기 쉽다.

 둘째는 잦은 음주나 각종 스트레스다. 지나치게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배뇨를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배뇨장애를 겪는다. 음주 후 극심한 갈증이 찾아와 과다한 수분을 섭취하면 전립선염의 주요 증상인 빈뇨나 야간뇨도 나타난다. 이와 함께 각종 스트레스는 기혈 순환을 막고 전립선을 긴장시켜 전립선염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술자리를 줄이고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전립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격렬한 운동이나 레저활동은 삼가야 한다. 스포츠를 즐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회음부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중 회음부에 타박상을 입기 쉬운데 이를 방치하면 초기에는 단순히 회음부가 저리고 뻐근하다. 하지만 이후 회음부의 감각저하·배뇨장애·성기능장애를 비롯한 만성전립선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단 전립선염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검사로 전립선염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 치료에 실패하면 재발이 잦아 만성화하고, 이로 인해 심각한 증상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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