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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계도 밀레니엄 호황

중앙일보

입력

밀레니엄을 맞으며 작곡가들은 신작(新作)만들기에 무척 바쁘다. 관현악곡이든 오페라든 기존 대형 작품은 작품료 못지 않게 연주에 뒤따르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령 창단 50주년 등 기념행사를 빛내기 위한 목적으로 위촉.초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것' 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밀레니엄을 앞두고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오는 31일 미국 PBS와 ABC를 비롯, 세계 57개 방송사들이 시간대에 따라 릴레이 중계방송을 맡게될 '2000 투데이' 프로그램이 파티와 기도, 일몰과 일출의 장관을 담아 26시간 동안 생방송된다.

이 방송을 한데 묶어주는 음악은 탄둔의 '밀레니엄을 위한 월드 심포니' . 나라와 문화, 낮과 밤이 교차하는 대목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런던 BBC 콘서트 오케스트라. 런던 보이시스 합창단과 봅 말리 등 세계 각국의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를 맡았다. 31일 밤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밀레니엄 콘서트(정명훈 지휘.장영주 협연)도 이 프로그램의 일부로 포함된다.

이에 앞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달 11일 '밀레니엄 메시지' 라는 제목의 특별공연에서 존 코릴리아노(영화 '레드 바이올린' 의 작곡자)의 '소프라노와 전자악기.관현악을 위한 보컬리즈' , 카이야 사리아호의 '바다를 건너' 를 초연했다.

또 일본 NHK교향악단(지휘 샤를 뒤투아)은 지난달 25, 26일 중국계 미국 작곡가 탄둔이 비디오 아트와 경극(京劇)의 요소를 가미해 완성한 관현악곡 '문(門)' 을 초연하면서 일본 전역에 공연실황을 방영했다. 모든 사람은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 문을 지나가야 하는데 문의 심판을 앞두고 사랑 때문에 자살한 세 여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이 존 하비슨(61)에게 위촉한 오페라 '위대한 개츠비' . 25년에 발표된 스콧 피츠제럴드 원작 소설을 기초로 작곡자가 직접 대본을 쓴 2막짜리 오페라다. 제임스 레바인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 25주년을 맞은 지난 97년에 착수해 최근 완성됐다.

지난 91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창단 1백주년 기념으로 존 코릴리아노에게 위촉.초연한 '베르사유의 유령' 이후 8년만의 신작 위촉이다. 제임스 레바인 지휘, 마크 람보스의 연출로 오는 20일 막이 올라 23일, 29일, 내년 1월1일, 4일, 7일, 12일, 15일까지 계속된다.

80년대초부터 작품 구상에 몰두하던 하비슨이 애틀랜타 심포니의 연주로 초연한 '개츠비의 기억' (85년)은 서곡의 일부로 포함됐다. 머리 호위츠가 가사를 맡아 20년대 분위기를 자아내는 팝송 스타일의 노래를 삽입하는 등 청중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비슨은 95년 8월 2차세계대전 전몰자 추모공연에서 이스라엘 필하모닉이 초연한 '레퀴엠' 의 작곡자 중 한명. 하버드.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현재 MIT교수로 재직중이다.

이에 앞서 시카고 리릭 오페라는 55년에 발표됐던 아서 밀러의 희곡 '다리에서 본 전망' 을 오페라화한 윌리엄 볼콤의 작품을 지난 10월 9일 초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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