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에도 SNS·인터넷폰은 살아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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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면서 인천·김포·제주공항에서 출발하려던 9편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에서 국내로 들어오려던 3편의 항공기도 발이 묶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1일 오후 “도쿄 항공교통센터로부터 오후 3시에 일본행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지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지진 영향으로 운항이 제한된 공항은 나리타·하네다(羽田)·센다이(仙臺)공항 등 3곳이다.

 지진으로 통신시설이 피해를 봐 일반전화와 휴대전화조차 불통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끊어진 한국과 일본을 이어준 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전화였다.

 11일 오후 네이버의 SNS ‘미투데이’에는 ‘공부하러 일본에 간 친한 동생에게 괜찮으냐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대피령을 내려 피하는 중이란다’라는 메시지가 올랐다. 본지 기자 출신으로 현재 도쿄 게이오대에 재학 중인 이영희씨도 스마트폰 전용 SNS인 카카오톡을 통해 ‘학교에 있다 경보가 울려 건물 밖으로 피했다. 지하철이 끊겨 집에 못 가고 있는 상황’이란 메시지를 한국의 지인에게 보내왔다.

 트위터에도 ‘현재 (소통이) 가능한 건 인터넷뿐’이란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인터넷 전화도 건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각 가정이나 기업의 인터넷 전화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스카이프’ ‘바이버’ 등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쓰는 인터넷 전화도 비교적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지진과, 이로 인한 대형 쓰나미(지진해일)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 해저케이블은 물론 도쿄 시내 지하에 매설된 인터넷 선이 무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반면 이동전화의 경우 지상에 있는 기지국이 지진으로 파손돼 곳곳에서 불통 사태가 일어났다. 유선전화의 경우 네트워크 자체는 무사하더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이 접속하면서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게임업체 넥슨 관계자는 “전화가 안 돼 메신저를 통해 현지 법인에 별 피해가 없음을 확인했다. 인터넷 연결에는 문제가 없는 듯하다”고 전했다.

 각 가정이나 건물에 있는 인터넷 선에 문제가 없을 경우엔 와이파이망을 통한 무선 인터넷도 별 문제없이 이루어졌다. 스마트폰으로 SNS·인터넷 전화가 가능했던 이유다. KT 관계자는 “유선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하는 와이파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로 SNS를 사용할 수 있다”며 “전화 통화가 안 됐던 많은 이용자가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나리·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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