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에 이어 쌀·생선·설탕 값까지.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0일 L당 2001.51원으로 2000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11일에는 2004.07원(오후 7시 현재)까지 올랐다. 서울의 이날 경유 평균가격도 1839.18원을 기록했다. 리비아 정유시설에 대한 폭격 소식에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을 받았다. 10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달러(1.93%) 오른 110.55 달러를 기록했다.
설탕 값은 3개월 만에 또 오른다. CJ제일제당은 12일부터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1309원 하던 흰설탕 1㎏ 값은 1436원으로, 1만6928원이던 15㎏ 값은 1만8605원으로 각각 9.7%, 9.9%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원당 값이 210% 급등했으나 설탕 값 인상률은 41.4%에 그쳐 또다시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른 제당업체와 빵·과자·음료 등 설탕을 많이 쓰는 제품의 연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쌀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재고가 잔뜩 쌓여 있지만 지난해 작황이 안 좋아 2010년산 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추수기인 지난해 9월 80㎏ 한 가마니에 12만8953원까지 떨어졌던 쌀값은 지난 5일에는 14만6960원까지 뛰었다. 농림수산식품부 민연태 식량정책과장은 “2010년산 물량이 부족할 기미를 보이자 미곡종합처리장에 소속되지 않은 큰 농장주와 농협이 쌀을 잘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비축물자를 적극적으로 풀기로 했다. 1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조달청은 4월 말까지 정부가 비축한 5개 비철금속을 판매가보다 1~2% 낮은 가격에 시중에 공급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0년산 쌀 6만1000t을 3월 중 공매키로 했다. 이걸로도 쌀값이 잡히지 않으면 추가로 비축미를 풀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또 국내산 수산물을 중심으로 수매·비축했던 정부비축 수산물을 수입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등어·오징어·명태·갈치 등 네 종류였던 비축 대상 수산물에 조기·삼치·꽁치를 추가키로 했다.
최현철·정선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