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로 살아가야 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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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기자]

전세 운명은 그래도 낫다. 이제는 월세 또는 반전세 신세가 돼 버린 세입자가 20%다.

돈이 없는데다 전셋값이 엄청 올라서 그렇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간다면 월급 받아 집세주느라 등골빠질 것 같다. 중국에서 회자되는 房奴(방노)신세나 다름없다.집의 노예로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오른 전셋값을 댈 수없어 높아진 보증금의 일정부분을 월세로 환산해 내는 반전세가 늘어난 것이다.

반전세란 보증금에 매달 임대료를 내는 보증부 월세와 비슷한 개념으로 기존의 보증금을 유지하되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를 말한다.

국토해양부의 전•월세 거래정보시스템의 자료에 따르면, 1월 중 확정일자 신고를 마친 주택임대차 아파트 거래 건 중 5채 중 1건이 월세와 보증부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리센츠의 경우 작년 2010년 4분기 신고된 거래건수가 69건이고, 월세와 반전세는 13건이었다. 이중 85㎡형(전용면적 기분)의 반전세가 11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들어서는 신고된 총 거래건수는 23건으로, 월세와 반전세가 8건이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세난의 시발점인 2009년 2월와 현재 수도권의 주택임대차계약은 전세 비중이 1.2%포인트 줄어 61.1%, 순수월세는 0.1%포인트 줄어 2.0%로 나타났다.

반면 보증부 월세는 0.8% 포인트 늘어 36.8%를 보였다.

강남보다 강북이 반전세 많아

서울 내에서도 강북이 강남보다 보증부월세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은 강북보다 낮지만 강남보다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했다.

노원구 상계동 금호 85㎡형(전용면적 기준)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가 70만원이다. 반면 강남구 개포동 우성3차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140만원이다.

강북이 강남보다 보증금과 월세부담이 적어 보증부월세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다.

보증부월세의 증가는 주택시장의 침체와 저금리 상황 지속으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함에 따라 전세매물이 반전세로 변형됐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에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시세표를 보면, 보증금 3억원+월세 60만원, 보증금 1억+월세 140만원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반전세를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셋값 3억원 하는 아파트를 집주인이 은행 정기예금(예금금리 4%기준)에 넣어두면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약 100만원이다.

하지만 전세금 2억원에 전세보증금 1억원에 월세를 140만원씩 받는 반전세로 세를 주면 보증금 1억원에 대한 예금이자 월 33만원과 월세 140만원을 합쳐 173만원이 된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73만원의 월수익을 더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반전세보다 전세를 선호한다.
잠실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전세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고, 높은 월세 부담보다는 보증금을 더 주더라도 전세매물을 찾는다”라고 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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