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 늘어 원가 부담…한인경제 고유가 '깊은 한숨'

미주중앙

입력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데다 전세계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한인 경제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차적으로 운송료 등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석유 관련 제품값이 오르고 있는 데다 이 영향으로 각종 소비재 및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솔린값이 오르면서 유가 부담도 높아져 한인들의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7일 현재 국제유가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가 배럴당 105달러. 이는 지난 2년6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두바이유도 110달러를 넘어섰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는 118달러에 육박했다.

▶운송.택시업계

이처럼 국제유가가 오르자 개솔린 가격도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 비중이 높은 운송 및 택시업체등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통운의 존 김 매니저는 "LA와 뉴욕을 왕복하는 데 지난해 말만 해도 3500달러 정도 들었지만 지금은 4500달러대로 1000달러 이상 더 소모된다"며 "20년 이상 운송업계서 일해왔지만 지금이 최악이다. 이번 고유가 사태는 2008년 불경기때보다도 더 심각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 상태가 지속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2주전 장거리 이삿짐 협회 회원들간에 모임을 갖고 회의를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며 "대안으로 유류부담금(Fuel Charge)를 신설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불경기로 인해 요금 인상은 어려움을 맞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택시업계는 높아진 비용 높은 경쟁 줄어든 일감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25시택시의 윤도일 사장도 "주유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 사이에 있어야 수익이 발생하는데 지금은 25% 이상을 넘어섰고 불경기로 일감도 40%이상 급감했다"며 "하루 12시간 일하고 30~40달러 버는 택시 기사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택시업계 관계자는 "LA다운타운에서 LA국제공항까지 정상적인 편도 이용요금은 50달러이지만 무허가 택시 업체들의 난립으로 25달러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기름값이 올라 택시 운임을 30%는 올려야 하지만 값을 올리면 아예 회사 문을 닫아야할 판"이라고 어려움을 말했다.

▶의류.소매업계

물류 비용 및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재의 원가도 오르고 있다. 하지만 불경기로 가격 인상이 높지 않은 만큼 업체들은 비용 절감 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

김스전기의 최영규 매니저는 "면이나 고무 제품은 가격이 전년 대비 40~50%까지 올랐고 물류비용은 올해 들어서만 10~20% 증가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비용이 2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가격대를 올리는 것이고 하나는 저렴한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어떤 쪽으로 가야할 지 고민중 이다. 고객들이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수산물 전문업체 오션 프레시 피시&씨푸드의 김영완 대표는 “수산물 가격이 평균적으로 15~20% 올랐다”며 “소매업체들에게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어 개스비가 올라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자바시장의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원단 및 운송비, 인건비 등 모든 비용이 오르고 있어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품을 주문하면 지금까지는 누가 운송하는 지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운송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서로 운송 책임을 떠넘기려고 해 이 때문에 협상이 안 되거나 가격이 높아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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