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집배원 따라다닌 용의자 수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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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편배달 중 인천시 구월동의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집배원 김영길(32)씨는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남동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김씨의 머리 뒷부분에 둔기로 여러 차례 맞은 상처가 있고 김씨는 이에 따른 과다 출혈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통보받았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 초기엔 “김씨가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뒤늦게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685개 폐쇄회로TV(CCTV)의 화면을 확보해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숨진 무렵인 지난 2일 오후 3시를 전후해 CCTV에 찍힌 한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마스크와 운동모자를 쓴 키 1m70㎝가량의 이 남자는 2일 오후 2시39분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에 내렸다. 김씨는 오후 2시42분과 43분에 12층과 16층을 방문했고 다음 날 16~17층 사이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자는 김씨에 앞서 아파트로 들어왔지만 김씨가 숨진 뒤인 오후 3시24분 아파트를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자가 아파트단지의 다른 3개 동에서 김씨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탄 사실도 CCTV 화면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또 반사회성 인격장애자(사이코패스)에 의한 범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인천=정기환·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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