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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값 뜀박질해도 황태 값은 10%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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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주민 최용진씨가 덕장에서 명태를 살펴보고 있다. 용대리에선 국내에서 말리는 황태의 70%를 생산한다.


황태는 수산물 값이 폭등한 와중에 가격이 내렸다. 4일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의 한 덕장. 4만9500㎡(약 1만5000평) 규모의 덕장에는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명태가 널려 있었다.

이 덕장에서만 총 400만 마리의 황태가 나온다. 용대리에는 이곳을 포함해 26만4000㎡(8만 평)의 덕장이 있다. 용대리에선 국내에서 건조되는 명태 물량의 70%가량을 생산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그러다 보니 용대리는 황태마을로 통한다. 150가구 중 절반 이상이 황태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주민 최용진(45)씨는 “북한의 원산 지역에서 피란온 실향민들이 황태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황태마을이 됐다”며 “겨울철 밤에는 영하 15~2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데다 설악산 기슭의 매서운 바람 덕에 질 좋은 황태가 나온다”고 말했다.

 황태가 인기를 끌면서 마을의 가구당 소득은 강원도 인제군 최고인 8000만원대로 뛰어올랐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도시로 나갔던 젊은 주민들이 대거 귀향하면서 농촌 마을로는 이례적으로 젊은이도 많은 편이다. 사람이 직접 덕장에 명태를 걸고, 자연건조 후 내리는 전통적인 건조방식을 유지해 일손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12월 말부터 한 달 동안 매일 700여 명가량의 외지인이 용대리로 들어와 명태를 덕장에 건다. 용대리 황태는 올해 생산량이 20%가량 늘어난 2500만 마리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500만 마리나 늘었다. 롯데마트 심성보 과장은 “다른 물품은 다 값이 올랐지만, 올해 황태는 지난해보다 10%가량 값이 되레 내렸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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