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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식이섬유 제대로 섭취하려면 … 채소·과일 갈아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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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나 과일은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지만 부피가 커 매일 챙겨먹기가 불편하다. 이들을 즙을 내 먹으면 간편할뿐더러 소화흡수도 빨라 약리효과를 즉시 볼 수 있다. [중앙포토]

겨우내 웅크렸던 몸이 기지개를 켠다. 나른한 몸을 깨우는 데는 상큼한 채소와 과일이 제격이다. 하지만 매 끼니마다 이를 챙겨 먹기란 쉽지 않다. 부피도 크고, 보관을 잘못하면 금방 시들고 색도 변한다. 이럴 때 ‘즙’을 활용해 보자. 믹서에 채소와 과일을 껍질째 넣고 갈면 금세 먹기 쉽고 맛도 좋은 ‘건강즙’이 된다. 경희대강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채소나 과일을 직접 갈아 먹으면 생으로 섭취했을 때보다 많은 식이섬유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다. 소화흡수가 빨라 즉각적인 약리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을 위해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는 제품에 비해 집에서 갈아먹는 즙은 천연 그대로라는 점이 매력이다.

냉이+사과즙

봄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피로물질이 쉽게 쌓인다. 이럴 때 보충해줘야 하는 영양소가 비타민과 포도당이다. 포도당은 대표적인 에너지원. 그리고 비타민 B군은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해 원기를 회복시킨다. 추천하는 즙은 ‘냉이 사과즙’이다. 냉이는 비타민 B와 C가 풍부한 데다 봄에 미네랄 함량이 가장 높다. 사과는 젖산을 제거하는 유기산이 풍부해 피로해소에 권장된다. 냉이 300g에 사과 1개, 레몬즙 15g을 믹서에 넣고 갈아 마신다.

 봄이 제철인 아스파라거스도 추천된다. 아스파라거스의 아스파라긴산 역시 피로유발 물질인 젖산 제거능력이 탁월하다. 아스파라거스 30g에 바나나 2분의 1개, 우유 150mL, 꿀 작은 2분의 1술, 흰깨 2분의 1큰 술, 파인애플 20g을 넣어 갈아 마셔보자. 두유에도 비타민 B가 풍부하므로 고소한 맛을 더 즐기고 싶으면 우유 대신 두유를 첨가한다.

귤+칡즙

환절기에 걸리기 쉬운 감기를 예방하려면 ‘귤 칡즙’을 마셔보자. 김달래 교수는 “칡은 강력한 해열 작용을 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도와 열을 내리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감기 초기 증상인 오한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귤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다 항염 효과가 있는 생강즙을 넣으면 금상첨화다. 귤 1개 반, 칡가루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꿀 1큰 술, 물 300mL를 준비한다. 먼저 칡가루를 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 다음 꿀을 섞는다. 귤은 껍질을 벗기고, 생강은 물에 씻어 껍질을 벗긴 후 강판에 갈아 즙을 낸다.

 뜨거운 상태에선 비타민 C가 파괴되므로 칡가루 끓인 물을 조금 식힌 다음 이들을 모두 믹서에 넣어 간다. 감기 증상이 시작되려 할 때 매일 마신다.

당근+양배추+사과즙

여드름은 부위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 정지행한의원 정지행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이마와 턱에 나는 여드름은 생리불순 등의 호르몬 불균형, 양 볼에 나는 여드름은 위나 장기능의 저하 때문으로 본다. 이들 불균형을 바로잡아주는 영양소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건강즙이 ‘당근 양배추 사과즙’이다.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비타민 A의 전구체)은 피부 점막을 강화시켜 여드름 예방에 도움준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은 “비타민 A유도체가 여드름 연고로도 제조돼 쓰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배추에도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상피세포의 재생을 촉진해 피부를 매끈하게 한다. 양배추의 유황성분은 살균작용과 피지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 여드름 피부에 좋다. 비타민 C는 콜라겐 형성을 도와 주름 예방 효과가 있다. 당근 4분의 1, 사과 4분의 1개, 양배추 30g, 레몬 4분의 1개, 물 300mL, 꿀 1큰 술을 넣고 갈아 마신다.

양배추+배즙

다이어트 중이라면 ‘양배추 배즙’을 추천한다. 배에는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돕고 양배추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준다. 장내 노폐물 제거 효과도 있다. 365mc비만클리닉 김하진 원장은 “특히 다이어트 중인 여성은 줄어든 식사량 때문에 위장장애가 많이 생기는데 양배추의 비타민 K 성분이 위의 지혈작용을 하고, 비타민 U 성분은 위궤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배 2분의 1개, 양배추 잎 4장, 레몬 2큰 술, 저지방요구르트 200mL, 물 100mL를 넣고 믹서에 돌린다.

 오이·사과즙도 좋다. 오이는 저칼로리인 데 비해 포만감도 높다. 사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오이 2분의 1개, 사과 2분의 1개, 물 300mL를 넣고 갈아 마신다. 레몬즙을 조금 짜서 먹으면 맛이 더 좋다.

 다이어트로 심신이 지쳤을 때는 키위·양배추즙을 마신다. 키위와 양배추에 풍부한 비타민 B와 C 성분이 피부에 활력을 주고 피로 물질을 제거한다. 키위 2분의 1개, 시금치 50g, 양배추 25g, 레몬 4분의 1개, 물 300mL를 넣고 믹서로 간다.

어떻게 먹나



건강즙은 재료 선택이 중요하다. 가능한 제철에 난 것, 그리고 유기농일수록 좋다. 김달래 교수는 “하우스 재배로 사시사철 재료를 구할 수 있지만 본래 제철에 수확하는 것이 비타민이나 무기질 함량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또 즙은 생으로 먹는 것이므로 잔류 농약 걱정도 들게 마련이다. 유기농이 아니라면 과일채소용 천연세제를 이용해 깨끗이 씻은 뒤 반으로 잘라 씨와 꼭지를 제거한 뒤 사용한다.

 보관에도 유의해야 한다. 즙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사과는 ‘에틸렌’이라는 특유의 가스를 내뿜는다. 같이 보관하는 다른 과일을 빨리 익게 한다. 설익은 것과 함께 보관하되 너무 익은 것과는 분리 보관한다. 귤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고, 비닐팩에 넣은 뒤 냉장 보관해야 비타민 C가 파괴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반대로 토마토는 냉장 보관하면 비타민 C가 빨리 파괴된다. 상온 보관이 낫다. 바나나도 냉장 보관하면 빨리 물러지므로 상온에서 보관한다.

 오이나 당근은 씻은 뒤 신문지에 싸서 보관한다.

 아침과 저녁에 먹는 즙도 달라야 한다. 아침에는 탄수화물이 많이 든 바나나, 비타민 B가 많이 든 아스파라거스나 샐러리를 섞어 먹으면 잠을 깨는 데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속을 편하게 하는 복숭아, 생강을 이용한 즙을 먹는 것이 좋다.

 즙은 시간이 지날수록 비타민이 공기와 접촉해 산화되므로 가급적 금방 마신다. 식이섬유를 그대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즙만 걸러내는 주서보다 과육을 그대로 보존하는 믹서를 이용한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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