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각료회의, 농업분야 용어 놓고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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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출.입국가들이 시애틀 각료회의 선언서 농산물 분야 협상에서 선언서에 담을 용어 설정을 둘러싸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일 한국 대표단에 따르면 농산물 분야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부분은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채택된 농업협정 20조.

20조는 "회원국은 근복적인 개혁을 초래하는 보조 및 보호에 대한 ‘실질적이고 점진적인’(substantial progessive) 감축이라는 장기 목적 아래...‘비교역적 관심사항’(NTC, non-trade-concern), 개발도상 회원국에 대한 특별대우 등을...협상 이행기간(선진국은 2000년, 개발도상국은 2004년) 종료 1년전에 개시할 것을 합의한다"고 돼 있다.

이와 관련, 농산물 수출국들은 농산물.공산품의 ‘동일 기준 적용’(equal-footing)이라는 내용이 어떻게든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수입국들은 농산물의 환경, 식량안보 차원에서의 비교역적 기능(NTC)에 "식품 안전, 식량 안보, 유전자변형식품(GMO)" 등을 더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multi-function)이라는 용어로 ‘동일 기준 적용’ 주장에 맞서고 있다.

수입국은 또 ‘실질적이고 점진적인’ 감축 대신, ‘실질적이고 추가적인’(further) 감축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펴고 있다.

‘실질적이고 추가적인’이라는 상호 모순적인 용어를 내세워 ‘실질적인’이라는 의미를 상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추가적인’ 감축을 유도해 낸다는 게 수입국들의 전략이다.

이처럼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번 선언서가 앞으로 3년간 이어질 협상의 기본 방향과 출발점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국 대표단은 설명했다.[시애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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