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목이 그렇지만 특히 수학은 기초가 부족하면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다. 특히 고1 때 기초를 튼튼히 해두지 않으면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신학기를 맞아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학 교재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수능 고득점, 고1 수학 교재 선택이 첫걸음
서울 방산고 박복현(수학) 교사는 “본인의 실력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꾸준히,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준보다 높은 교재는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낮추고, 쉬운 교재는 흥미를 떨어뜨린다. 또 재미있는 단원만 여러 번 학습하고 어려운 부분을 대충 공부하면 실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고1 과정이 수능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박 교사는 “고1 수학을 소홀히 해서는 수능에서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확률 문제인데 방정식을 이용해 풀거나, 함수를 이해해야지만 풀 수 있는 도형문제처럼 고1 내용이 간접적으로 활용돼 출제되기 때문이다.
천재교육 중등수학 김광욱 부서장은 “함수의 정의 및 성질을 모르고는 미적분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고1 때 기초를 익히는 것은 필수”라고 고1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내신을 올리기 위해 유형서 위주의 학습을 하지만 우선은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나게 공부하려면 맞는 교재 찾아야
교재를 고를 때에는 우선 본인의 수준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중학교 때 높은 점수를 받았어도 문제유형 위주의 공부를 했다면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고1은 중학교 때 배운 내용이 심화되므로 중학교 때 배운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김 부서장은 “수학 개념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개념에 대한 이해는 어느 정도 학습돼 있다고 판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개념 이해도 수준에 따라 교재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김 부서장은 “문제집의 30% 이상이 풀리지 않으면 더 쉬운 문제집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문제 중 2문제를 모르면 도전의식이 생기지만, 3~4문제 이상 모를 경우에는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또 “시중의 문제집은 기본적으로 중상위권 수준이므로, 심화문제를 봤을 때 60~70%만 풀이방법이 떠오르면 다른 교재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상위권은 응용력·사고력 길러야 고득점
교재는 내용과 형태에 따라 개념 기본서, 유형 기본서, N제 문제집, 기출문제집, 고난도 문제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념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상위권 학생은 유형 기본서로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상교육 출판사업부문 김영득 팀장은 “개념 이해 후에는 유형 기본서로 응용의 폭을 넓혀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교 수학은 유형이 중학교 과정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형 기본서를 익힌 후에는 N제 문제집, 기출문제집 등으로 내신을 대비할 수 있다.
최상위권 학생은 사고력을 키워 수능을 대비해야 한다. 종로학원 황준규 수리강사는 “수능 기출문제집을 활용해 아는 문제는 풀고, 모르는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해보는 것도 사고력을 기르는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최상위권 학생이 수능에서 고난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풀리는지 아는 것보다 왜 그런지 원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 강사는 또 “최근에는 유형 문제학습 위주의 수학 교육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며 “앞으로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기본기 다지고, 유형서로 응용력 키우고
중위권 학생은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좋아하는 단원만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개념 기본서를 선택해 빠짐 없이 2~3번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부서장은 “기본서를 볼 때도 개념이해와 기본문제를 반복 학습한 후, 심화 문제를 푸는 것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공부할 때 핵심 개념에 대한 설명이 잘 된 교과서와 함께 하면 효과적이다. 개념 기본서를 익힌 후 유형 기본서로 응용력을 키우면 된다.
김 부서장은 또 “수학에 자신 없는 학생은 교재 선택에 앞서 이전의 학습습관을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등 과정을 소홀히 했다면 중학교 수학과 고교 과정을 함께 공부하는 것도 괜찮다. 김 팀장은 “수학공부를 할 때는 한번에 모든 것을 익히려고 하기보다는 매번 살을 붙이듯 정리해가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교과서를 2~3번 정독해 개념을 이해하고 익힘책으로 유형을 살펴보면 된다. 섣불리 어려운 교재를 선택하면 자신감을 잃기 쉬우므로 비교적 쉽고 그림이나 그래픽 등 흥미를 끄는 요소가 다양하게 들어있는 문제집을 고르면 된다.
# 예비 고1 수학 교재 선택과 활용
1 본인의 수학에 대한 개념이해도를 판단한다.
2 서점에서 다양한 교재를 비교·분석한다.
3 두께가 적당하고,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교재를 고른다.
4 문제의 30% 이상 풀이 방법을 모르면 다른 교재를 살펴본다.
5 상위권은 유형 기본서나 기출문제를 선택한다.
6 중위권은 개념 기본서를 구입해 교과서와 함께 공부한다.
7 수학에 흥미가 없으면 우선 교과서를 반복 학습한다.
8 내신대비에는 유형별 문제집이 좋다.
9 수능대비를 위해 고난도 문제집을 다방면으로 연구한다.
※도움말=방산고 박복현 교사, 천재교육 김광욱 부서장, 비상교육 김영득 팀장, 종로학원 황준규 강사
[사진설명] 전문가들은 “수학 교재를 고를 땐 자신의 학습수준과 장·단점을 파악해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서울 구현고 신입생이 되는 이지은양이 서점에서 수학 교재를 고르고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