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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중순 이후 혼조 장세 끝나고 반등 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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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1월 15일 튀니지에서 불붙은 ‘재스민 혁명’이 중동·북아프리카로 확산하고 있다. 이 지역의 정정 불안은 유가를 떠밀어 올렸고, 이는 세계 증시를 요동치게 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가 지난달 14일 2108.17에서 24일에는 1949.88로 7.5% 급락했다. 코스피는 짧은 기간에 연중 최저치를 연거푸 갈아치우고 있다.

 이럴 때 투자자는 불안하다. 사고파는 의사결정 또한 쉽지 않다. 주식을 팔아야 하는 건지, 그대로 갖고 있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주식을 사야 하는 건지….

 본지는 24일 국내 대표적인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6명에게 긴급히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는 유재성(삼성투자증권)·양기인(대우증권)·박종현(우리투자증권)·구희진(대신증권)·이준재(한국투자증권)·서명석(동양종합금융증권) 센터장이다.


#주식 팔까, 살까, 보유할까?

 전문가 6명 가운데 지금 주식을 팔라는 이는 한 명뿐이었다. 4명은 보유할 것을 권했다. 1명은 보유하거나 매수하라고 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센터장은 “현재 주식보유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매도에 나설 필요는 없을 듯하다”며 “하지만 현금 보유자라면 최소한의 위험이라도 줄이는 차원에서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우리증권 센터장은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1950선을 지지선으로 주식을 매수하거나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명석 동양증권 센터장은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일 것을 권했다. 그는 “연초 이후 세계 주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확대되고 있고, 곡물가격 상승에 이어 유가 급등이 불안요인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된 신흥국 시장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왜 보유해야 하나?

 구희진 대신증권 센터장은 “중동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니 원자재 값은 오르더라도 제한적일 것이고, 코스피도 그동안 하락에 따른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기인 대우증권 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정치적인 이슈로 경제가 악화한 경우 그 영향이 매우 단기적이었고, 주가 복원력도 매우 강했다”며 “현재 상황은 이라크 전쟁(2003년 3~4월) 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를 테러 배후국으로 지목하면서 전쟁을 감행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이에 따라 유가가 폭등하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서 주가는 복원됐고, 유가는 하락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번 중동 사태가 인플레로 인해 생활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저소득층이 봉기한 것이므로 돌발적인 단기 이슈로 볼 수 없다”며 “리비아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산하지 않는다면 원유가격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조정은 언제까지?

  대부분의 전문가는 국내 증시 약세가 3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 사태가 더 이상 악화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았다. 박종현 센터장은 “1분기 이후 계절적 악재가 희석되고 과도하게 오른 유가도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며 “특히 시장 판단에 가장 중요한 국내 경기 선행지수 등이 2분기부터 상승 반전할 것이란 점에서 3월 중순 이후부터는 서서히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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