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설(世說)

‘삼일절 폭주’ 막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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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채범석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륜차(오토바이)는 녹색교통 시대를 맞아 제2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와 같이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에서는 더 중요한 이동수단이다. 하지만 일부 법을 지키지 않는 이륜차 운전자 탓에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륜차를 소유한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적 편익을 얻을 수 있다고 얘기 한다. 이륜차는 분명 장점이 많다. 그동안 이륜차가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 온 데는 이러한 이륜차의 장점, 그리고 법규를 준수해온 운전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이륜차를 좋아하기에 동호회 활동을 통해 봉사도 하면서 즐기고 있다. 또 이륜차를 연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화창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벌써부터 설렐 정도다.

 그러나 봄을 알리는 3월의 첫날, 3·1절을 생각하면 벌써 걱정이 앞선다. 식민의 울분을 토했던 독립운동 기념의 날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폭주의 날이 됐다. 일부 젊은 청소년이 밤새도록 굉음과 지그재그 운행으로 사회 질서를 유린한다. 선량한 시민들이 잠을 설치고, 자동차 운전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이륜차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낳게 된다.

 올해에도 대대적인 폭주행위가 예상된다. 우선 급한 것은 선량한 시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봐선 안 된다는 점이다. 경찰 등 관련 당국은 철저한 단속을 준비하는 한편 폭주문화 근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전정보 수집으로 폭주족들의 동선을 차단하는 한편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륜차 정비센터 등에 홍보 전단지를 부착하는 등 정부의 의지를 알려야 한다. 더불어 학교에서는 성숙한 교통문화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언론에서는 폭주행위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폭주와 관련된 연구를 해온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 이륜차 문화 역시 얼마든지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이미 높은 교통문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사회 전체가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에 힘쓴다면 얼마든지 폭주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 올해엔 기분 좋은 봄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채범석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