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단독주택값 왜 오르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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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선기자]

요즘 서울에 있는 대지면적 165㎡이상 중대형 단독주택의 몸값이 뛰고 있다.

지난해 관악구 신림동에 국내 1호 도시형생활주택을 건립한 한원건설의 고광현 대표는 “신규 사업부지를 계속 찾고 있는데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을 수 있는 서울의 단독주택값이 최근 3개월 새 10%는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전세난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소형주택 건립 활성화 대책을 계속 내놓자 단독주택을 허물고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은평구 대조동 김동우 공인중개사는 “소형주택 사업을 위해 중대형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수는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늘어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 분석에 따르면 단독주택을 매입해 원룸 임대 사업을 벌일 경우 연 8%가량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이 살던 단독주택을 허물고 소형 원룸과 자신ㆍ이 살 집을 함께 짓는 경우도 증가한다. 강남구 도곡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원룸 10개와 주인 거주용 주택을 지은 경우 연 수익률이 17%대로 나왔다. <그림1 참조>


최근에는 실주거 목적으로 단독주택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강서구 화곡동 김영심 공인중개사는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작아지면서 아파트를 팔고 단독주택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땅값은 오를 가능성을 보고 매입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2.2%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 값은 0.4% 올랐다. 특히 원룸신축용으로 적당한 중대형 단독주택(228~327㎡)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원룸신축용 중대형 가장 많이 올라

김 공인중개사는 “화곡동의 2종 일반주거지역 단독주택 값은 3.3㎡당(대지면적 기준) 1400만원으로 지난해 가을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덧붙였다.

중대형 단독주택의 쓰임새가 다양해진 것도 몸값을 올리는 요인이다. 강남권이나 강북 도심 등 교통여건이 좋은 지역에선 단독주택을 사무실이나 음식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마포구 서교동 장민우 공인중개사는 “동교ㆍ서교동의 단독주택은 대부분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회사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지면적 200㎡의 2층 단독주택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0만원선이 임대조건이다.

단독주택 값이 계속 큰 폭으로 오를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현 시세로 땅을 매입해 사업을 벌일 때 은행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땅의 이용가치로 볼 때 단독주택 값이 추가로 오르긴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단독주택의 희소가치와 수급논리를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도시형생활주택 전문업체인 야촌주택개발의 추명진 사장은 “소형주택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임대료가 오르면 도시형생활주택의 수익성이 나아지기 때문에 단독주택 값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위 사진) 자리에 지난해 9월 새로 들어선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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