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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명반을 찾아서(2): 60년대(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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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격동의 20세기가 저물고 어느덧 새로운 밀레니엄 21세기가 이제 눈앞에 와 있습니다. 1950년대 록큰롤의 태동 이래 수많은 음반들이 발표되어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진한 감동과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20세기 대중음악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총 8회에 걸쳐 20세기를 대표하는 명반을 시대순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금과 같은 앨범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60년대를 시작으로 진행됩니다.

선정 기준은 음악성, 대중성, 그리고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고루 반영했음을 밝혀두며 이것은 결코 명반이라는 명제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1960년대(下)

6.비틀즈(The Beatles),〈The Beatles: White Album〉(1968. 국내발매 1990)

원제목〈The Beatles〉보다 일명 '화이트 앨범'으로 더 유명한 비틀즈의 68년작 더블 앨범.(자켓엔 'The Beatles' 이외엔 어떤 글자도 인쇄되어 있지 않은데서 유래).〈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같이 일관된 컨셉을 추구하진 않았지만 틀에 얽메이지 않은 각 멤버들의 곡이 오히려 음반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Revolution #9', 'Back In The U.S.S.R'이 제목때문에 금지곡으로 묶여 국내에선 불과 10년전까지만해도 소위 '빽판'으로 불리우는 불법 음반으로만 접할 수 있었다.

'Ob-La-Di, Ob-La-Da'가 국내에선 크게 인기를 얻었지만 이밖에도 존 레논(John Lennon)의 소품 'Julia',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듯한 'Happiness Is A Warm Gun', 몇해전 드라마 '예스터데이'에 삽입되어 주목을 받았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I Will', 에릭 클랩턴(Eric Clapton)이 게스트로 참여하여 멋진 기타 솔로를 들려준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명곡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유투(U2), 머틀리 크루(Motley Crue) 등이 리메이크, 일부에서 헤비메탈의 원조(?)로도 일컬어지는 'Heter Skelter'등 주옥같은 명곡들이 대거 수록 되어있다.

7.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The Jimi Hendrix Experience)〈Electric Ladyland〉(1968. 국내발매 1989)

일렉트릭 기타 연주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지미 헨드릭스의 1968년 작품. 블루스를 기반으로 공격적이면서 실험적인 시도를 서슴치 않았던 그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문제작. 향후 하드 록/헤비메탈의 정립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알 쿠퍼(Al Kooper.건반), 스티브 윈우드(Steve Winwood.건반), 버디 마일즈(Buddy Miles. 드럼), 잭 캐시디(Jack Casady. 베이스)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 등 당대의 거물급 뮤지션들이 대거 세션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상반신을 노출핸 여인들의 사진으로 한때 물의를 빚기도 했다. 명곡 'Voodoo Chile', 밥 딜런(Bob Dylan)의 원곡을 능가하는 리메이크 'All Along The Watchtower' 수록

8.킹 크림슨(King Crimson),〈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1969. 국내발매 1989)

무디 블루스(The Moody Blues)의 'Days Of The Future Passed'(1967)와 함께 프로그레시브 록의 서막을 열었던 킹 크림슨의 역사적인 데뷔 앨범. 당시 영국 차트 1위를 지키던 비틀즈의 'Abbey Road'를 끌어내리고 정상을 차지해 더욱 화제가 되었었다.

'연구하는 기타학자' 로버트 프립(Robert Fripp)의 영향력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려진 감이 있지만 전곡의 가사를 담당한 피터 신필드(이탈리아 출신의 P.F.M을 발굴한 장본인), 리드 보컬과 베이스를 연주한 그렉 레이크(Greg Lake. 훗날 에머슨,레이크 앤 파머를 결성), 키보드와 플릇을 맡은 이안 맥도날드(Ian McDonald. 포리너)의 역량도 주목할 만 하다.

초기 프로그레시브 록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건반 악기의 일종인 멜로트론(Mellotron)의 명반으로 꼽히기도 하는 이 작품에선 정신 분열적인 구성이 충격을 던졌던 '21st Century Schizoid Man/Mirrors', 지금까지 애청되는 명곡 'Epitaph', 플룻 연주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I Talk To The Wind', 대곡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등 대부분 수록곡이 크게 사랑받았다.

9.비틀즈(The Beatles),〈Abbey Road〉(1969. 국내발매 1989)

그들이 녹음했던 스튜디오의 이름을 딴〈Abbey Road〉는 마지막 앨범〈Let It Be〉보다 시기적으론 먼저 녹음되었지만 실질적으론 그들의 종말을 고하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

역동적인 폴의 베이스 연주와 존의 샤우팅 창법이 인상적인 'Come Together' 가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지만 'Somthing', 'Oh, Darling' 등이 수록된 A면에 비해 이 음반의 진정한 가치는 물 흐르듯 전개되는 LP의 B면에 있다.

7/4박자로 전개되는 경쾌한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이 인상적인 조지의 'Here Comes The Sun', 턴테이블을 역회전 시키면 베토벤의 '월광'의 멜로디가 들리는 'Because', 메들리 형식으로 연결된 'Golden/Carry That Weight/The End' 는 본작의 백미이다.(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폴의 어쿠스틱 기타 소품 'Her Majesty'는 여왕에 대한 '불경죄'로 국내에서 금지곡으로 묶였었다.)

10.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Bitches Brew〉(1969. 국내발매 1988)

재즈 역사상 최고의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트렘펫 주자 마일즈 데이비스의 1969년 작품. 일렉트릭 악기를 대거 사용하며, 당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재즈와 록 음악과의 결합을 통해 음악계에 충격을 던져 준 최초의 '퓨전 재즈' 앨범이기도 하다.

70년대 재즈 록 시대를 이끈 웨인 쇼터(Wayne Shorter), 조 자비눌(Joe Zawinul),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 같은 뮤지션들을 이 작품을 통해 배출해 내기도 했다. 원래 더블 앨범으로 발매됬지만 몇해전 'Pharaoh's Dance'를 삭제한 채 한 장의 CD로도 공개된 바 있다. 'Pharaoh's Dance', 'Bitches Brew', 'Spanish Key'등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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