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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5개월 동안 찾다 찾다 양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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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감사원장 후보에 양건(64·사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했다. 지난해 9월 16일 전임 감사원장인 김황식 국무총리가 총리로 지명되면서 사실상 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153일 만이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그간 양 전 권익위원장이 학계와 시민단체·행정부에서 헌법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전파하고 솔선수범해 온 경험과 외유내강의 리더십, 추진력과 업무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세평을 종합해 볼 때 감사원장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날 양 후보자를 낙점하기까지 청와대는 감사원장감을 찾고 또 찾았다.

백운현씨(左), 오준근씨(右)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오르내렸던 인사들을 다 검증했다고 보면 된다. 아마 20명 정도 검증했을 것”이라며 “이들 중 대부분은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고, 본인들이 극구 사양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여당은 물론 야당 중진 의원들에게도 감사원장 후보감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한 고위 관계자는 “야당 중진도 ‘검증과 청문회가 까다롭기 때문에 누굴 추천할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사람 찾기가 참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정동기 전 민정수석을 감사원장 후보자로 내정했으나 전관예우 논란이 일면서 지명 13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양건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16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권익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패방지 업무에 상당히 역점을 뒀던 만큼 감사원장으로 임명된다면 감사원 업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락 배경은.

 “처음 맡은 공직이 권익위원장이었다. 부패방지 업무에 상당히 역점을 뒀는데 법률 제도상 권익위의 부패방지 권한이 상당히 제한돼 있다. 그에 비하면 감사원은 광범위하고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패를 방지하는 일을 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권익위원장 3년 임기의 절반도 안 채우고 1년5개월 만에 물러났는데.

 “초대 위원장으로서 토대를 만드는 등 기본 사명은 다 했다. 마침 그때 전면적인 내각 개편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국정 쇄신에 일조한다는 취지에서 사임한 거다.”

 양 후보자는 전날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자체 검증청문회를 거쳤다고 한다. 배우자가 소유한 강원도 원주 임야의 경우 노후 대비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투기 의혹과 관계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양 후보자는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육군사관학교와 숭전대, 한양대에서 40년 가까이 헌법과 법사회학을 가르쳤다.

 한편 이 대통령은 차관급인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에 백운현(55) 전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과 오준근(54)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백운현 부위원장(부패방지)=▶경북 성주 ▶대구고·영남대 ▶행정고시(21회)· 행안부 소청심사위원

 ◆오준근 부위원장(행정심판)=▶충남 논산 ▶경동고·성균관대 ▶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정애·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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