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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의 죽음 “갑상선 항진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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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달 말 월세방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영화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32·사진)씨의 사인(死因)은 일부 알려진 것과 달리 평소 앓고 있던 갑상샘 기능항진증 등 지병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안양시 만안경찰서 관계자는 15일 “최씨의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최씨가 갑상샘 기능항진증과 췌장염을 앓은 흔적이 보이며,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씨 사망이 알려진 후 인터넷에서 ‘최씨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굶어 죽었다’는 얘기가 퍼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며, 이런 소문에 대해 유족들이 몹시 괴로워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한 달 후 최종 부검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후 집필했던 시나리오가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생활고에 시달려왔다. 그의 사망 소식에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를 중심으로 영화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 논쟁도 벌어졌다. 소설가 김영하씨가 문학평론가 소조(본명 조영일), 자신의 제자이자 소설가 김사과씨에 맞서 벌인 ‘예술가와 자기 책임’ 논쟁이 그 중 하나다. 최씨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르쳤다는 김영하씨는 블로그에서 “일부 언론의 선정적 보도와 달리 고은이는 아사(餓死)한 게 아니다” 고 밝혔다. 김씨는 논쟁이 확대되자 14일 트위터와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겠다며 ‘절필선언’을 하기도 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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