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피살된 엄마 … 딸이 안방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서울 시내 한 다세대주택에서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뒤 12년 만에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용산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혼자 살던 이모(20·여)씨가 안방에서 비닐에 싸여 있는 여성의 시신을 발견해 12일 오후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이사를 위해 짐을 정리하다 남자친구와 함께 상자를 옮기는데 너무 무거워 열어보니 안에 시신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아버지의 짐이라 시신이 들어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숨진 여성이 이씨의 어머니인 윤모(숨질 당시 50세)씨임을 확인했다. 시신은 발견 당시 비닐로 겹겹이 싸인 채 상자 속에 들어 있었고 얼굴에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남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비닐과 상자로 밀봉된 상태여서 냄새가 심하게 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윤씨의 남편인 이모(62)씨는 1999년 이후 3년 정도 딸과 함께 살다가 집을 나간 뒤 매달 한 차례 정도 딸이 사는 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99년 6월 지금의 집으로 이사올 때 아버지가 시신이 들어있던 상자를 테이프로 밀봉했다”는 딸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딸 이씨는 “어머니가 아버지와 불화 때문에 가출한 것으로 알고 실종신고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